홍콩 민주화인사 조슈아 웡(23·黃之鋒)이 홍콩에 남아 의원직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4일(현지시간) 스페인 통신사 EFE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슈아 웡은 이 매체에 홍콩을 떠나지 않고 거리에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9월 있을 홍콩 입법회(국회) 선거에 대해서도 "아직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지난 1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전날 조슈아 웡이 속했던 데모시스토당(香港衆志)은 해산을 결정했다. 데모시스토당뿐 아니라 홍콩 민주화 단체들인 '홍콩민족전선', '학생동원', '국제사무대표단', '홍콩독립연맹', '빅토리아사회협회' 등도 해산을 발표했다.
중국에 대한 반체제 활동 시 처벌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에 홍콩 내에서 민주화 운동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 단체는 해외에서 홍콩 민주화 운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같은 맥락에서 조슈아 웡도 해외에 망명할 것으로 관측됐다. 홍콩 보안법이 적용되면 조슈아 웡이 체포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조슈아 웡은 지난해 있었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불법 집회 혐의로 재판 중이다.
민주화 동료 네이선 로는 망명
조슈아 웡과 함께 홍콩 민주화인사로 이름을 알린 네이선 로(26·羅冠聰)는 해외로 망명했다. 네이선 로는 2016년 데모시스토당을 창당해 초대 주석이 돼 입법회 선거에도 당선됐지만, 선서식에서 홍콩 기본법에 부합하는 의원선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원 자격을 박탈당했다.
그는 보안법 시행 다음 날인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이미 홍콩을 떠났고 국제적 차원에서 홍콩을 위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슈아 웡은 네이선 로의 망명 결정을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조슈아 웡은 "그로서도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며 "홍콩을 위해 싸우려고 떠난 것이고, 우리는 국제적인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에서는 조슈아 웡 등 민주화 인사들의 저서가 자취를 감췄다고 AFP 등 외신은 전했다. 홍콩 보안법 시행과 함께 반(反)중국 서적으로 분류된 책들은 판매 및 대출이 불가능해지는 분위기라고 한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