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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문가가 본 철강산업 미래는?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93호 21면

철을 보니 세상이 보인다

철을 보니 세상이 보인다

철을 보니
세상이 보인다
권오준 지음
페로타임즈

원소 번호 26번 철(Fe). 이 책은 바로 그 철, 쇠에 관한 얘기를 담고 있다. 137억 년 전 빅뱅의 순간 우주에서 탄생해 불쑥 날아든 철은 지구의 한가운데에 집중 분포돼 있다고 한다. 그 철이 만들어내는 자기장이 방사선 덩어리인 태양풍을 막아 지구는 비로소 생명이 생존할 수 있는 행성이 됐고, 철은 또 대형 교량, 오페라 하우스는 물론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 인류의 생활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철광석에서 철을 분리해내는 제철기술을 인류가 고안해 낸 게 약 5000년 전, 그로부터 철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에 따라 민족별, 국가별로 우열의 역사가 갈렸다. 당장 2차 세계대전만 하더라도 철을 가장 많이 동원할 수 있었던 미국의 승리로 끝났고, 철을 가장 잘 이용한 미국은 록펠러센터의 위세에서 보듯 세계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우리 역시 금속활자 등 화려한 철 문명을 자랑하지만, 세상에서 제일가는 철 기술을 자랑할 수 있게 된 건 포스코 때문이다. 이 책은 포스코와 한국철강협회 회장을 지낸 금속공학박사 권오준 전 회장이 쓴 책이다. 그는 대학에서 철과 인연을 맺은 후 50여년 간 세계최강 철강회사 연구소장, 최고경영자(CEO), 국제철강업계 회장단 등을 거친 철에 관한 한 국내외 최고 전문가다. 그가 포스코 CEO에서 물러나 2년여 매달렸다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철의 기원, 철을 다루는 기술, 철과 연관된 문명, 철의 미래 기술을 섭렵할 수 있다.

단순히 제철기술을 둘러싼 민족별 흥망과 경쟁뿐 아니라 인류의 문명과 철학에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 철의 존재를 찾아볼 수 있다.

(철제)증기엔진으로 시작된 산업혁명의 꽃을 피워 자본주의는 물론 그 대안 세력으로 사회주의가 등장한 것도 철 때문이다.

포스코의 회장을 지낸 저자의 경력에서 묻어나듯 철강 산업의 역사는 물론 미래 비전도 담겨 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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