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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미아찾기' 시행…1만7천명 부모상봉 길트여

중앙일보

입력

차정준(車正俊.46.주간지 기자.경기도 광주) 씨는 지난해 12월 8일 15년 전에 잃어버린 둘째 아들 재우(21) 씨를 만났다.

그러나 실종 당시 여섯살이었던 재우씨는 아버지를 알아보지 못했다.

워낙 오래전 일이라 길거리에서 고모가 화장실에 간 사이 길을 잃어버린 실종 당시의 기억조차 없었다.

얼굴도 모르고 기억도 없는 이들 부자의 상봉은 그러나 한국복지재단이 추진하는 유전자(DNA) 감식법에 의한 미아찾기 프로그램에 의해 극적으로 이뤄졌다.

車씨 이외에 김철중(金鐵中.46.불교용품상.경기도 구리시) 씨도 같은 방법으로 13년 전 잃어버린 아들 선학(당시 5세) 군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金씨는 선학군이 호적에 올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실종되는 바람에 선학군을 찾는 데 이만저만 어려움을 겪은 게 아니었다.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유전자 감식을 통한 미아찾기가 본격 추진된다.

한국복지재단(회장 金石山) 은 지난해 11월 대검찰청과 벤처기업인 바이오 그랜드사와 함께 실종된 자녀를 찾는 부모 18명의 머리카락.혈액 등을 통해 유전자 정보를 밝혀낸 뒤 이들의 친자 가능성이 있는 미아 10명의 유전자 정보를 대조한 끝에 이들 부자를 만나게 해주었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따라 이들 기관과 함께 이달부터 복지시설에 수용 중인 1만7천여명에 달하는 미아들의 유전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 화해 본격적인 미아찾기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바이오 미아찾기' 는 미아를 찾는 부모들이 정부의 미아찾기사업을 위탁.운영 중인 한국복지재단 미아찾아주기센터(02-777-9121) 에 신청하면 착수된다.

장기간 떨어져 있어 객관적인 입증자료가 부족하거나, 기록이 누락돼 있거나, 기억이 희미해 친자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울 경우 대상자들의 머리카락.혈액.침.정액 등을 채취해 대검 유전자감식실로 보낸다.

대검에서 추출.증폭.분석된 유전자 정보는 바이오그랜드사로 넘어가 DB화할 예정이며 축적된 유전자정보 중 일치하는 사람들을 연결시켜줄 계획이다. 검사비용은 무료다.

대검 이승환 유전자감식실장은 "부모 중 한쪽의 유전자 자료만 있어도 유전자 감식이 가능하다" 며 "유전자 감식 결과가 잘못될 확률은 1억분의1에 불과하다" 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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