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의 한방 건강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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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경성 소화불량

수험 준비를 하다 보면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져 조그만 일에도 짜증을 내고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배가 더부룩해지고 불편하며 가스가 차는 등 소화장애 현상이 나타난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간기울결증(肝氣鬱結證)이라 하는데, 신경을 쓰면 간(肝)의 기운이 뭉쳐져 잘 풀어지지 않아 기(氣)의 순환에 장애를 가져오고, 이런 상태가 되면 비위기능에도 영향을 주게 되어 소화기능에 이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뭉쳐져 있는 기(氣)를 잘 순환시켜주고 소화에 도움을 주는 다음과 같은 약차를 권한다.

* 향부자(香附子) 10g, 진피(陳皮:귤껍질) 6g, 맥아(麥芽:볶은 것) 10g - 하루용량 위의 재료를 달여 차(茶)처럼 마시면 도움이 된다.

(2) 단순 소화불량

신경을 쓰지 않는데도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할 때는 다음과 같은 약재를 달여 차처럼 마시면 시원하게 소화가 잘된다.

* 산사(山?), 신곡(神?), 맥아(麥芽) 각 10g - 하루용량

위의 약재를 타지 않을 정도로 새까맣게 볶아 보리차처럼 달여서 수시로 마신다.
이 차는 육식, 채식을 막론하고 모두 잘 소화시켜 준다. 영양보충을 충분히 해야 하는 수험생이 과식하거나 음식의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중국에서는 이 세 가지 약을 삼선(三仙)이라 부를 정도로 유명한 소화제로 응용한다.

(3) 불면증, 신경과민

① 대추차

산조인(酸棗仁:멧대추 씨) 까맣게 볶은 것12g 대추(씨를 빼지 않고 그대로) 큰 것 20개 정도

과도하게 머리를 쓰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즉, 잠이 쉽게 들지 않고, 잠이 들어도 쉽게 깨며, 아침에 일어나도 몸이 개운치 않은 증상들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에는 이 약차를 만들어 수시로 복용하면 마음이 안정되고 불면증도 개선하거나 치료하는 작용이 있다.
위의 두 가지 재료를 함께 달여 수시로 복용한다. 양은 적절히 조정해도 무방하다.

② 안신건뇌차(安神健腦茶)

황기(黃?) 10g, 인삼(人蔘) 10g, 복령(茯?) 10g, 산약(山藥) 10g, 구기자(枸杞子) 10g, 대추 5개 - 하루 용량

위의 재료를 생수로 달여서 물이 절반으로 줄어들면 차 대용으로 마신다. 기호에 따라 꿀, 흑설탕, 얼음사탕 등을 첨가한다.
이 차는 지력(智力)을 높이고 뇌를 튼튼하게 하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눈을 밝게 하는 효과가 있다.

열이 많은 체질의 수험생은 인삼을 빼고 대신 사삼(沙蔘:더덕)을 넣거나 인삼의 약을 적당히 줄인다.

(4) 머리가 맑지 않고 흐리멍덩할 때

요즘 대체요법으로 한창 각광을 받고 있는 향기요법이란 것이 있다. 식물로부터 추출한 향은 정신을 맑게 하고 의식수준을 높인다고 한다.
아래의 약재를 같이 대바구니에 담거나 삼베 등 공기가 잘 통하는 천으로 싸서 책상 주위나 방안에 두면 청량감을 주는 향기가 나면서 머리를 맑게 해준다.

* 천궁(川芎:오래 된 것 말고 新品으로서 향기가 짙은 것) 한 근 - 600g 빙편(?片) 한 근 -600g

(5) 지력강화(智力强化)

① 당귀천마차(當歸天麻茶)

미당귀(尾當歸:당귀의 가는 뿌리 부분) 12g, 천마(天麻) 12g - 하루 용량

위의 재료 두 가지를 생수로 달여 수시로 복용한다. 이는 뇌신경을 튼튼하게 하고 뇌혈관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기억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② 익기총명차(益氣聰明茶)

인삼(人蔘) 8g, 황기(黃?) 8g, 감초(구운 것) 6g, 백작약(白芍藥:볶은 것) 2g, 황백(黃柏:볶은 것) 2g, 蔓荊子 2g, 승마(升麻) 2g, 갈근(葛根) 2g - 하루 용량

위의 차와 같은 방법으로 복용하는데, 이 차는 특히 수리능력(數理能力)의 향상과 암기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준다.

(6) 감기예방

시험을 앞두고 감기에 걸리면 정말 곤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평소에 아래의 약을 재료로 하여 차로 마시면 겨울의 찬 기운을 맞아 드는 감기를 예방하는 데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 옥병풍산(玉屛風散) - 《丹溪心法》이란 중국 한의학 서적에 나오는 처방이다.

황기(黃?) 15g, 백출(白朮) 6g, 방풍(防風) 3g, 생강 3쪽 - 하루 용량

위의 약재를 먹기 알맞을 정도의 분량으로 달여내어 하루에 2회 내지 3회 복용한다.
평소에 감기에 잘 걸리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경향이 있는 수험생이 이 차를 위의 방법으로 한 달 가량 복용하면 수험 당일에 즈음 해 감기에 걸리지 않는 효과를 나타낸다.
달여 마실 때는 위의 용량을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 정해진 용량보다 많으면 올바른 효과를 내기 어렵다.

(7) 기력회복 및 체력보강

신경을 많이 쓰거나 생각을 많이 하면 한의학적으로 심(心)과 비(脾)가 손상을 받는다.
이렇게 되면 얼굴이 노래지면서 신경과민증이 생기고,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며, 건망증, 불면증, 식은땀, 허열, 전신 무력감, 가슴의 두근거림,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 다음과 같은 처방을 응용할 수 있다.

① 귀비탕(歸脾湯) - 중국 송대(宋代)의 《제생방(濟生方)》에 나오는 처방이다.

백출(白朮) 10g, 복신(茯神) 10g, 황기(黃?) 10g, 용안육(龍眼肉) 10g, 산조인(酸棗仁:볶은 것) 10g, 인삼(人蔘) 5g, 목향(木香) 5g, 감초(甘草:구운 것) 3g, 당귀(當歸)1g, 원지(遠志:꿀에 축여 볶은 것) 1g, 생강 5쪽, 대추 1개

위의 약 한 첩을 물로 달여 하루 2~3회 나누어 복용하거나 차(茶)로 만들어 수시로 마신다.
위의 약은 체력이 평균적인 수험생을 기준으로 하여 원방의 비율을 조정한 양이다. 체력이 강건(强健)한 경우에는 위의 용량 비율을 기준으로 2배 정도까지 적당히 늘여도 무방하다.

② 팔진탕(八珍湯) - 《正體類要》에 기재된 처방이다.

인삼(人蔘)3g, 백출(白朮:볶은 것)10g, 복령(茯?)8g, 감초(甘草:구운 것)5g, 천궁(川芎)5g, 당귀(當歸)10g, 숙지황(熟地黃)15g, 백작약(白芍藥)8g, 생강(生薑) 3쪽, 대추2개

정신적인 소모로 인해 인체의 기(氣)와 혈(血)이 모두 부족하여 잘 피곤하고 안색이 창백하며, 현기증, 사지무력, 가슴 두근거림,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있을 때 이 처방을 사용하면 효과를 본다.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은 숙지황의 양을 적당히 줄이거나 빼며, 숙지황을 넣을 경우에는 사인(砂仁)이나 신곡(神?), 맥아(麥芽) 등을 첨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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