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찾던 이재용, 오늘은 자택대기…수사심의위 긴장한 삼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 모습. 연합뉴스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 모습. 연합뉴스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기소 타당성을 판단하는 검찰 수사심의원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 측은 침묵 속에 초조하게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외부활동 없이 자택에 머물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심의위가 이날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 적절성을 결정하지만, 검찰이 그 결정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검찰이 수사심의위에서 불기소 권고를 하더라도 기소를 강행할 수는 있다. 다만, 검찰은 현재까지 8차례의 심의위 권고를 모두 수용했다.

삼성으로선 수사심의위에서 불기소 권고가 나온다면 한숨을 돌릴 수 있다. 그러나 수사심의위에서 기소 권고가 나오면 삼성의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의 기소를 피하기 위해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한 당사자가 삼성이다"며 "검찰이 아닌 외부인사들까지 기소를 권고한다면 반발할 만한 명분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삼성측이 이날 초조하게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부회장은 수사심의회 개최를 앞두고 현장 경영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9일에는 수원 반도체 연구소를 찾았고, 지난 23일에는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경영환경이 우리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면서 위기의식을 내비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사법 리스크와 코로나 위기로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총수의 부재가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 셈”이라고 말했다.

 23일 경기 수원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은 이재용 부회장. 연합뉴스

23일 경기 수원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은 이재용 부회장. 연합뉴스

삼성 관계자는 “수사심의위 결과를 차분히 기다릴 것”이라면서 “수사심의위가 내리는 판단을 존중하고, 그에 따른 입장은 회사 측에서 별도로 내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부회장의 변호인들이 입장을 낼 가능성은 있다. 그동안 변호인들은 ‘이 부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관련사실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바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수사심의위는 이 부회장 측이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에 소집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열리게 됐다. 이에 맞서 검찰은 바로 다음날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맞불을 놨다. 하지만 지난 8일 영장이 기각됐고, 지난 11일 수사심의위 소집이 결정됐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