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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SK 감독 경기 도중 실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25일 두산과 경기 도중 실신해 구급차에 후송되는 염경엽 SK 감독(가운데). [뉴스1]

25일 두산과 경기 도중 실신해 구급차에 후송되는 염경엽 SK 감독(가운데). [뉴스1]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염경엽(52) 감독이 경기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구급차로 병원 후송, 의식 돌아와 #최근 팀 성적 부진으로 스트레스

염 감독은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3-6으로 뒤진 2회 초 2사 주자 1, 2루에서 두산 오재일 타석 때 더그아웃에서 쓰러졌다. 공수교대를 하던 도중 SK 코칭스태프가 재빨리 구급차를 불렀다. 눈을 뜨지 못하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염 감독은 곧바로 구급차에 실렸다.

당초 염 감독은 인천 송도 플러스 병원으로 후송될 예정이었지만, 대형 병원에서 검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인천 길병원으로 갔다. SK 관계자는 “감독님이 이송 중 의식이 약간 돌아왔다. 일단 응급실에서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정밀 검사를 받았다. SK는 염 감독 없이 경기를 치렀다.

염 감독은 최근 성적 부진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SK는 올 시즌 초부터 부진해 최하위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31일 탈꼴찌했다. 그러나 반등하지 못하고 이날 경기 전까지 7연패를 기록하며 9위로 처졌다. 염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고민이 많다. 모든 얘기가 핑계로 들릴 거 같아서 할 말이 없다. 인터뷰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식사도 잘 하지 못해 안색도 좋지 않았다.

이날도 SK는 1회 초부터 선발투수 박종훈이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에게 스리런포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1회 말 김강민의 2타점 3루타로 3-3 동점을 만들었지만, 2회 초 다시 3점을 내주면서 3-6으로 끌려갔다. 염 감독은 경기를 지켜보는 도중 실신했다.

프로야구 감독은 스트레스가 심한 직업이다. 하지만 경기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2016년 4월 14일 한화 이글스를 이끌던 김성근 감독이 두산 베어스와 경기 도중 심한 감기몸살로 어지럼증을 느껴 병원에 간 사례가 있다. 다행히 김 감독은 다음 날 복귀했다. 1991년 9월 17일에는 쌍방울 임신근 코치가 경기 전 연습 도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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