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주호영 힘실어준 야당, 3차 추경안 처리 묘수 찾는 여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야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야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위 회의장에서 25일 열린 미래통합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기립 박수가 나왔다. 통합당 의원들이 ‘사찰 잠행’을 9일 만에 끝내고 복귀한 주호영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추인하는 박수였다. 주 원내대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더불어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웠다.

통합당 의총, 주 원내대표 재신임 #주 “여당 국회 단독운영 딜레마” #민주당, 오늘 원구성 마무리 의지 #예결위 간사가 추경심사 맡을 듯

주 원내대표는 “지금 민주당과 국회의장실은 혼란 상태에 빠진 듯하다. 추경이 시급한데, 국민을 상대로 통합당이 처리를 안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남은 12개 상임위를 강제 배정하고 상임위원장을 뽑아야 하는데, 그 결정을 못 하고 딜레마에 빠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통합당에 손을 내밀 것이라고 본다”면서 “그때까지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취재진에게는 “우리 입장은 18개 상임위원장(상설특위인 예결위 포함)을 서둘러 임명하라는 게 아니다”며 “민주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하니 어디 한번 마음대로 해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강경한 목소리가 나왔다. 26일 본회의를 열어 3차 추경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참을 만큼 참았고, 설득할 만큼 설득했다”며 “더 이상 야당을 기다리는 것이 무의미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과 절차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을 각각 만났다. 박 의장은 통합당 주 원내대표에게 “3차 추경이 이번 임시국회 내에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원활한 국회 운영을 위해 여야가 진지하게 협의를 해달라”고 당부했고, 주 원내대표는 “원 구성에 있어 국회의장이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김 원내대표의 면담에 대해선 홍정민 민주당 대변인이 “3차 추경 처리와 산적한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18개 상임위원장을 내일(26일) 모두 선출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미래통합당의 말 바꾸기로 인해 본회의 절차나 추경 처리가 지연된다면 의장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야의 극한 대립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는 결론에 이를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에는 “어차피 집권 여당의 책임이니 독식해도 된다”는 강경론도 있지만, ‘오만한 여당’으로 비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통합당은 추경안 처리에 참여하는 만큼 야당 몫 7개 상임위는 챙기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3차 추경 심사를 위해서는 당초 통합당 몫으로 분류됐던 예결위원장이 정해져야 한다. 민주당이 맡을 경우 예결위 여당 간사로 내정된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예결위원장직을 수행해 3차 추경에 대한 심사를 맡을 전망이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내일까지 태도 변화가 없다면 통합당을 제외한 예결위 구성과 심사 진행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를 위해선 ‘국회의장은 상임위원회가 예산안을 기간 내에 심사하지 못할 때 이를 바로 예결위에 회부할 수 있다’는 국회법(84조6항)에 근거해 3차 추경안을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유권 해석이 필요하다.

손국희·정진우 기자 9ke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