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도 이제 시작인데...톱랭커 빠진 메이저 대회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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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 중단됐던 프로 테니스 투어 대회가 오는 8월 재개된다.

코로나19로 임시 병원이 됐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로 임시 병원이 됐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 [로이터=연합뉴스]

남녀 프로테니스 ATP와 WTA는 18일 "오는 8월 투어 대회가 재개된다"고 전했다. 남자 투어 대회가 현재 계획하고 있는 대회는 7개다. 8월 1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시티오픈이 포문을 연다. 여자 투어 대회는 8월 3일 이탈리아 팔레르모에서 열리는 레이디스오픈을 시작으로 11월까지 20개 대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은 8월 31일부터 9월 7일, 당초 5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프랑스오픈은 날짜가 미뤄져 9월 27일부터 10월 5일에 열기로 했다. 물론 투어 대회는 모두 무관중이다. 스티브 사이먼 WTA 회장은 "관중이 주는 열기는 느낄 수 없지만, 방송 중계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팬과 소통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월 만에 투어 대회가 열리지만 톱 랭커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메이저 대회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선수들이 많다.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39·미국·세계 9위)는 "팬들이 정말 그립다. 빨리 US오픈에 나가서 재미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시모나 할레프(29·루마니아·2위)는 "코로나19 상황 변화를 지켜보겠지만, 현재로서는 US오픈에 출전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남자 톱 랭커들 출전도 불투명하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9·스위스·4위)는 최근 무릎 관절경 시술을 받아 올 시즌을 마감했다. 노박 조코비치(33·세르비아·1위)와 라파엘 나달(34·스페인·2위)은 US오픈 참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노박 조코비치가 지난 15일 자신이 주최한 자선대회에서 자원봉사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바짝 붙어있는 모습이 논란이 됐다. [AFP=연합뉴스]

노박 조코비치가 지난 15일 자신이 주최한 자선대회에서 자원봉사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바짝 붙어있는 모습이 논란이 됐다. [AFP=연합뉴스]

특히 조코비치는 대회를 안전하게 치르기 위해 '백신을 맞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크게 반대했다. 조코비치는 "경제적인 이유로 대회를 실시하는 것은 알지만, 조직위원회가 정한 새로운 규칙을 받아들여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난 15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조코비치 주최 자선대회에서 4000여명의 팬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빽빽하게 몰려 있어 논란이 됐다. 거기다 경기 후 세르비아 한 나이트클럽에서 동료들과 바짝 붙어서 파티하고 있는 모습까지 공개됐다. 코로나19 상황이 걱정돼 투어 대회에 나오지 않겠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 모습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23·CJ 후원·70위)는 국내에서 훈련하고 있는데, 다음 달 미국에 들어가 현지 적응 훈련을 하고 8월에 재개하는 투어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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