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남의 말 들을 때 뇌 반쪽 사용

중앙일보

입력

남의 말을 경청할 때 남성은 뇌의 반쪽만 사용하고 여성은 양쪽 뇌를 모두 사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인디애나대학 의과대학 방사선과 전문의 조셉 루리토 박사는 28일 북미방사선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남이 하는 말을 들을 때 남성은 뇌의 왼쪽 측두엽(側頭葉) 만을 사용하고 여성은 왼쪽, 오른쪽 측두엽 모두를 사용한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루리토 박사는 헤드폰을 착용한 남녀 각각 10명을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장치속에 눕게하고 존 그리샴의 소설 <동반자> 의 한 구절을 읽어주면서 스크린에 나타난 뇌 각부위의 혈액흐름을 3차원 영상으로 관찰한 결과 남성은 왼쪽 측두엽에서만, 여성은 양쪽 측두엽 모두에서 혈류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루리토 박사는 그러나 이 결과가 반드시 여성이 남성보다 남의 말을 더 잘 귀담아 듣는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루리토 박사는 또 이 결과는 여성이 남의 말을 경청하는데 남성보다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하고 그 이유는 같은 일을 하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뇌를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루리토 박사는 남녀간의 청취능력을 따지자는 것은 아니며 남녀가 언어를 처리하는 과정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토머스 제퍼슨대학 의과대학의 신경과 전문의이자 미국뇌졸중학회 회원인 에드거 켄튼 박사는 이 실험결과는 어떤 일을 할 때 여성이 남성보다 뇌의 양쪽을 모두 활용하거나 아니면 오른쪽 뇌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학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켄튼 박사는 이는 뇌졸중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예를 들어 왼쪽 뇌를 다친 여성 뇌졸중 환자는 남자환자보다 언어기능을 더 빨리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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