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 제로 소음 제로, 자기부상 열차가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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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자기부상 열차의 상용화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중국 상하이에 올해 안에 공항과 도심 사이에 독일제 자기부상 열차가 상용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1조4천억원을 들여 완성된 자기부상 시스템은 지난해 말부터 시험운행을 해왔다. 택시로 40분 정도 걸리던 30㎞ 구간을 시속 4백30㎞로 운행, 8분으로 줄였다.

일본도 2005년부터 애지현 국제박람회장과 나고야 후지가오카 전철역을 연결하는 8.9㎞ 구간의 상용 서비스를 서두르고 있다.

일본은 이와 별도로 초전도 자기부상 열차를 1970년부터 개발해 왔다. 초전도 자기부상 열차는 열차와 레일 사이가 10㎝ 정도 벌어질 수 있어 시속 5백㎞ 이상 초고속이 가능하다.

미국의 물리학자 로버트 고다드와 프랑스의 에밀 바쉘러가 공중에 떠서 마찰없이 움직이는 열차를 생각해낸 지 1백여년 만이고 독일의 헤르만 켐퍼가 자기부상 열차에 대한 특허를 받은 지 70여년 만이다.

우리나라는 89년부터 10년간 과학기술부의 국책연구과제로 선정, 2백22억원이 투입됐다. 그 결과 98년 기계연구원에 의해 시속 1백㎞가 가능한 도시형 자기부상 열차 'UTM-1' 개발에 성공했다. 총 3만㎞를 주행, 실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93년 대전 엑스포에서는 현대정공(현 로템)의 자기부상 열차가 12만명의 승객을 수송한 바 있다.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레일의 밑부분에 위치한 전자석에 전기가 들어온다. 전자석은 위쪽의 레일로 붙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동시에 차체를 들어올린다. 이른바 자기부상이다.

레일과 전자석 사이에는 갭센서가 달려있어 약 1㎝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완전히 밀착하는 것을 방지해 준다.

지하철 노선을 달리는 전동차가 회전 전동기로 움직이는 반면 자기부상열차는 '한 일(一)'자로 펴진 선형 유도전동기에 의해 동력을 얻는다.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레일에 대한 마찰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를 필요치 않는다. 레일을 차체가 싸고 있어 전복될 위험도 없다.

그만큼 진동과 소음이 없고 급발진.급제동에도 유리하다. 회전 부품과 마모 부위가 없어 유지보수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을 안고 있다.

기계연구원 김동성 신교통시스템그룹장은 "기술적으로 성숙 단계에 올라선 만큼 보다 적극적인 상용화 노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김그룹장은 1단계로 과천에 이전할 국립서울과학관 주변에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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