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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마스크업체 가장해 사기친 일당 붙잡아

중앙일보

입력

국내 유명 마스크업체의 홈페이지를 도용해 마스크 판매 사기를 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지난 3월 3일 마스크 공적 판매처인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3일 마스크 공적 판매처인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가짜 마스크 판매업체 사이트를 만든 뒤 이를 보고 찾아온 소비자들로부터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 및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로 A씨(26)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 7명 순차 검거 #범행기간 닷새, 83명에게서 437만원 편취 #경찰 "신용카드 결제 안되면 의심 해봐야"

조사 결과 A씨 등은 지난 3월 1일 국내 유명 마스크 제조·판매업체인 B사의 홈페이지를 도용, 가짜 사이트를 만들 뒤 소비자 83명으로부터 437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애초부터 마스크를 판매할 생각 없이 돈만 챙길 목적으로 사이트를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청 사이버수사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에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벌어지면서 관련 사기범죄가 증가하자 인터넷 모니터링을 통해 관련 범죄를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3월 2일 A씨가 운영하던 가짜 사이트를 발견, 방송통신위원회에 해당 사이트에 대한 차단을 요청했다. 실제 차단은 3월 5일 이뤄졌다.

A씨 등은 가짜 사이트를 만들면서 국내 유명업체 B사의 홈페이지를 모방했다. 이 업체는 마스크 가격으로 올리지 않아 ‘착한 기업’으로 소문이 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은 곳이었다. 이들은 사기 사이트를 만들면서 B사의 사업자 번호까지 치밀하게 베꼈다. 홈페이지 주소도 진짜 주소와 한 글자만 달랐다.

지난 3월 5일 경기 고양시 하나로마트 삼송점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지난 3월 5일 경기 고양시 하나로마트 삼송점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뉴스1

홍보 역할을 맡은 피의자들이 맘 카페 등을 통해 URL(인터넷주소)을 홍보한 뒤 접속을 유도하는 방식을 썼다. 1개당 3000원이 넘던 KF94 마스크를 ‘1개당 2000원에 판다’고 속여 소비자들을 유인했다. 일정 금액 이상 구입하면 할인해준다며 구매를 부추기기도 했다. A씨 등이 범행을 저지른 때는 전국에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벌어진 시기였다. 실제 피해도 맘 카페나 중고사이트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경찰이 이달 초 사이트를 차단하자 A씨 등은 주소만 바꾼 채 다시 등장했다. 이들이 만든 가짜 사이트는 4개나 됐다. 이들은 해외 서버를 이용, 경찰의 추적을 어렵게 했다. 피해자들로부터 신용카드를 받지 않고 현금으로만 송금을 받았다. 송금받은 통장은 모두 ‘대포통장’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이 실제로 가짜 사이트를 운영한 기간은 3월 1일부터 5일까지 닷새간이다. 맨 처음 경찰 추적에 적발된 게 3월 2일이다. 대전청 사이버수사대는 전국에서 이뤄진 유사 범죄 25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 지난달부터 A씨 등 7명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찰은 마스크 등을 살 때 링크를 따라가지 말고 포털 사이트 검색 등을 통해 확인절차를 거쳐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현금결제만 가능하거나 신용카드 이용이 되지 않는 사이트는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국내 마스크업체 홈페이지를 도용해 마스크 사기행각을 벌인 일당 7명을 검거했다. [중앙포토]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국내 마스크업체 홈페이지를 도용해 마스크 사기행각을 벌인 일당 7명을 검거했다. [중앙포토]

대전경찰청 신승주 사이버수사대장은 “피의자들이 컴퓨터 전문가인 데다 조직적으로 범행을 모의, 수사가 쉽지 않았다”며 “국민적 불안감이 큰 시기에 마스크를 이용한 사기행각을 벌인 범죄로 조기 차단으로 피해를 줄었다”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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