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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절치부심' 삼성전자, 2분기에 TSMC와 격차 줄인다

중앙일보

입력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삼성전자가 올 2분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줄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문 2분기 매출 증가 폭이 TSMC보다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2.9%p 상승, TSMC는 2.6%p 하락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2분기 파운드리 매출을 36억7800만 달러(약 4조4044억원)로 전망했다. 전년동기 대비 15.7% 증가한 액수다. 지난 1분기(22억 9600만 달러)보다는 22.8%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매출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도 1분기(15.9%)보다 2.9%포인트 상승한 18.8%로 전망됐다.

파운드리 2분기 전망

파운드리 2분기 전망

TSMC의 2분기 전망도 나쁘진 않다. TSMC는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30.4% 증가한 매출 101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전분기(102억 달러)보다는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1분기 54.1%에서 2분기엔 51.5%로 2.6%포인트 감소할 전망이다.

5G 보급 확대 덕 봤지만, 미·중 무역갈등은 변수  

파운드리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상반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5G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파운드리가 생산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나 이미지센서(CIS), 디스플레이구동칩(DDIC) 공급이 확대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렌드포스는 “퀄컴의 5G용 중급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 7시리즈 채택률이 높아지면서 삼성의 7나노(nm) 공정 기술의 수요도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이 하반기에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를 내놓는 등 하반기에도 5G 보급 확대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하반기 파운드리 시장은 상반기보다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객사가 재고를 조정하면 반도체 수요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고, 미·중 무역갈등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으로 TSMC는 전체 매출의 15%가량을 책임지던 고객인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잃은 상황이다.

파운드리 1위, 삼성-TSMC 미세공정 싸움서 판가름  

삼성전자가 2분기에 TSMC와의 격차를 좁힐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삼성은 지난해 4월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2030년까지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파운드리와 팹리스(반도체 설계) 등 비메모리 분야에선 선두 업체와 격차가 크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TSMC라는 산을 꼭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월 2일 경기도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 공정기술을 살펴보는 것으로 새해 첫 일정을 소화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월 2일 경기도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 공정기술을 살펴보는 것으로 새해 첫 일정을 소화했다. [연합뉴스]

두 회사의 대결은 ‘누가 더 세밀한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느냐’는 미세공정으로 판가름날 전망이다. 나노(㎚ㆍ10억분의 1m) 단위의 광원을 통해 세밀한 회로를 그려내는 것인데, 굵기가 얇을수록 반도체의 성능과 전력효율이 뛰어나다. 현재 세계에서 5나노 이하 미세 공정 기술을 확보한 곳은 삼성전자와 TSMC 두 곳뿐이다. 두 회사는 모두 2022년에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3나노 반도체는 AI(인공지능), 5G, 자율주행차, 클라우딩 컴퓨터 등에 활용된다. 최근 TSMC는 3나노 공정 설비 구축에 착수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3나노 관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누가 먼저 양산하는지에 따라 향후 파운드리 업계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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