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공족의 종말?…스타벅스, 美 400개 매장서 테이블 치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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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퇴근 후 커피 한 잔을 하며 친구를 만나던 풍경이 이제는 사라지게 되는 걸까. 스타벅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미국 일부 매장에서 아예 테이블과 의자를 치우기로 했다. 한국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스타벅스에서 장시간 공부를 하는 '카공족'에겐 달갑지 않은 소식이기도 하다.

400개 매장 폐쇄…'워크 스루'로 재개장

스타벅스는 미국 400개 매장을 폐쇄하고 의자와 테이블을 치운 새로운 매장으로 다시 개장하기로 했다. [AP=연합뉴스]

스타벅스는 미국 400개 매장을 폐쇄하고 의자와 테이블을 치운 새로운 매장으로 다시 개장하기로 했다. [AP=연합뉴스]

블룸버그 통신은 10일(현지시간) 스타벅스가 미국 뉴욕과 보스턴, 시카고 등 도심 400개 매장을 18개월 안에 폐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대신 폐쇄된 매장은 테이블과 의자 없이 커피만 사서 바로 나가는 '픽업(pickup)' 주문 위주의 새로운 매장으로 다시 개장할 예정이다. 매장 크기도 기존보다 절반으로 줄인다.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법이 개발되기 전까지 우리는 모두 바이러스 확산을 계속 감시하면서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며 픽업 전용매장을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픽업 주문을 늘리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실제로 지금도 80%는 매장에 머물지 않고 커피만 사서 나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美 대도시 적용… "다 없애진 않을 것"

이번 픽업 전용매장은 사람이 붐비는 미국 도심 내 매장을 중심으로 개장한다. 케빈 존슨은 "교외의 드라이브 스루 매장(Drive-thru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주문하는 매장)처럼 붐비는 대도시에서의 워크 스루 매장(Walk-thru 걸어서 나가면서 주문만 하는 매장)으로 생각해 주면 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산은 스타벅스 이용객을 크게 줄이고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미국 내 4월 매출은 63%, 5월 매출은 43% 줄었다.

하지만 케빈 존슨은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 매장을 완전히 없애지는 않겠다며 "집과 일터가 아닌 곳에서 시간을 보낼 '제3의 공간'의 필요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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