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서 구조된 멸종위기종 산양, 새끼 낳았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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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국립생태원 사슴생태원에서 나란히 서 있는 어미 산양과 새끼산양. 사진 국립생태원

지난달 21일 국립생태원 사슴생태원에서 나란히 서 있는 어미 산양과 새끼산양. 사진 국립생태원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에서 멸종위기종 새끼 산양이 태어났다.

환경부는 11일 “국립생태원에서 돌보던 산양이 지난달 18일 새끼를 낳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태어난 새끼는 수컷으로, 생후 일주일 째 잰 몸무게 3.4㎏의 건강한 개체다.

생후 7일 3.4㎏ 수컷 산양

지난달 18일 태어난 직후의 새끼산양. 사진 국립생태원

지난달 18일 태어난 직후의 새끼산양. 사진 국립생태원

이번에 새끼산양을 낳은 부모 산양은 2015년 설악산에서 구조된 산양 암‧수 한 쌍이다. 구조된 뒤 국립공원공단 종복원센터를 거쳐 국립생태원으로 옮겨왔다. 이후 2018년, 2019년에 이어 이번이 국립생태원에서의 3번째 출산이다. 앞서 낳은 새끼 산양 2마리는 현재 국립생태원 멸종위기복원센터에서 자라고 있다.

산양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이다. 가파르고 바위가 많은 험한 산지에 주로 설고, 현재 국내에서는 설악산에 일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풀, 산열매, 바위 이끼, 진달래, 철쭉, 나뭇잎 등을 먹고 22~30㎏까지 큰다.

태어난 지 7일까지는 포식자의 눈을 피해 숨어있다가 7일 이후부터 밖으로 나오며, 한 달간 어미 산양을 따라다니며 젖을 먹고 큰다. 생후 1년쯤부터 서서히 독립하지만, 완전한 성체가 되는 데에는 2.5~3년 정도가 걸린다.

"귀한 동물이라… 별칭도 안 만들고 최대한 건들지 않아"

지난달 23일 어미 산양이 새끼 산양을 핥아주는 모습. 새끼가 독립을 하기 전 어린 개체을 때는 털에 묻은 것을 닦거나 애정의 표시 등으로 어미가 새끼를 핥아주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다. 사진 국립생태원

지난달 23일 어미 산양이 새끼 산양을 핥아주는 모습. 새끼가 독립을 하기 전 어린 개체을 때는 털에 묻은 것을 닦거나 애정의 표시 등으로 어미가 새끼를 핥아주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다. 사진 국립생태원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사람의 냄새가 묻으면 어미가 새끼를 키우지 않을 수 있어 정말 불가피한 딱 한 번의 건강검진 외에는 접근하지 않았다”며 “산양은 귀한 동물이기 때문에, 사람이 임의로 붙이는 별칭을 만들지 않는 등 조심스럽게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립생태원은 앞으로 6개월 이상이 지난 뒤 새끼산양이 어느 정도 독립이 가능할 때 다시 한번 건강검진을 할 계획이다.

국립생태원은 이번에 태어난 새끼 산양이 자라면 국립공원공단 종복원센터 등으로 보내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종복원센터에서는 멸종위기종 산양 복원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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