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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희 "사법농단 때 겪은 공황장애 재발···잠시 국회 떠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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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21대 국회의원 배지를 단 판사 출신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사법농단 사태 당시 겪었던 공황증상이 재발했다며 건강 회복을 위해 잠시 국회를 떠나있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이 끝나고 국회 개원을 맞이한 오늘까지 저는 말 못 할 고통과 싸워왔다”며 “제 몸과 마음의 상태를 국민께 솔직히 고백하는 것이 선출직 공직자로서 도리이자 책무인 것 같아 용기를 내 말씀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 의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이던 2017년 2월 법원행정처 심의관 발령을 받은 뒤 판사들 뒷조사 파일을 관리하라는 업무를 거부하며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반려돼 2년을 더 법원에 남아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당시 충격과 고립감에 극심한 불안 등 공황증상을 경험하게 됐다”며 “태어나 처음 느끼는 고통이었지만 치료와 가까운 이들의 도움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지난 3년을 잘 견디며 여기까지 왔으나 갑작스레 정치 참여 결정을 하고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3월 말, 공황 증상이 다시 시작됐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입당 및 공천 과정에서 사법농단 당시를 둘러싼 논란과 터무니없는 곡해가 난무하면서 채 아물지 않은 3년 전의 상처가 다시 떠올라 무척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이 의원은 “선거운동 중에도 몇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완주해서 당선에 이르렀고, 당선 이후에도 오늘까지 약 두 달간 알 수 없는 극도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하루 2~3시간 이상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몸과 마음은 2017년 2월 당시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며 “한숨도 제대로 못 자고 새벽 2시에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깨어나는 날의 반복”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정신의학적으로는 절대 안정을 취하고 우선은 일을 멈춰야 한다고 하지만, 저는 여전히 국회에서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다”며 “공직사회 개혁의 과업에 열정적으로 동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이들의 생명이 소중한 안전사회를 만들어가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지만 현재 제 몸과 마음 상태는 그것을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국민께서 양해해주신다면 온전히 건강을 회복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며 “너무 오래 걸리지 않게 하겠다. 초심을 간직한 이탄희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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