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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도전" 미룬채 코로나 극복 전국 순회 나서는 이낙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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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청주 SBS플라자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충청권 간담회에 참석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연합뉴스]

3일 청주 SBS플라자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충청권 간담회에 참석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3일 코로나 19 극복 전국 순회에 돌입했다. 이날 충북 오송(충청권) 방문을 시작으로 8일 영남, 12일 호남, 18일 강원을 찾는 일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5개월이 지났는데 그간 정부가 발표·시행한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추가로 필요한 것은 없는지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차원의 전국 순회”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앞둔 스킨쉽 행보 아니냐" 

이해찬(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임기는 오는 8월로 종료된다. 민주당은 오는 8월 28일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당초 이낙연 위원장은 이번주 중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활동 등으로 입장 발표 시점이 뒤로 미뤄졌다. [연합뉴스]

이해찬(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임기는 오는 8월로 종료된다. 민주당은 오는 8월 28일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당초 이낙연 위원장은 이번주 중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활동 등으로 입장 발표 시점이 뒤로 미뤄졌다. [연합뉴스]

이 위원장은 ‘코로나19 총력 대응’을 강조했지만 일각에선 전국 순회 일정이 당권을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지적이다. 당권 도전이 기정사실화된 상태에서 각 권역을 돌며 지역구 의원 및 지자체장을 만나는 것 자체가 선거 운동에 해당해서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본인이 아무리 코로나19 관련 일정이라 한들 전당대회 앞둔 스킨십 행보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는 권역별 순회 일정이 확정된 직후부터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실제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 위원장에게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뒤 전국 순회 일정에 나서는 것은 다른 후보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출마 선언을 뒤로 미루거나 순회 일정을 취소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고심 끝에 출마 선언을 미뤘다.

홍영표 "잦은 전당대회 피로감" 

다른 경쟁 후보들의 속내도 복잡해졌다. 홍영표 의원은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이원욱·김두관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등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상태에선 쉽사리 자신들의 출마·불출마 입장을 표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이원욱·김두관 의원은 이 위원장의 출마가 가시화된 이후 당권 도전과 관련해 긍정도 부정도 않는 'NCND'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의 경우 당권 도전에 무게가 실리면서 정세균 국무총리의 후방 지원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 내 하나의 계파를 형성하고 있는 정세균(SK)계가 '이낙연 대세론'을 제어하기 위해 김 전 의원을 통해 우회 견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영표(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은 오는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홍영표(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은 오는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선언한 홍영표 의원은 당권-대권 분리 규정과 잦은 전당대회로 인한 피로감 등을 언급하며 이 위원장의 불출마를 독려하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2일 인터뷰에서 "대권 주자가 당권까지 하는 것은 당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 위원장이 당 대표에 당선될 경우 1년 사이에 전당대회를 세 번이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오는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이 위원장이 당 대표에 오르더라도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2021년 3월 중도 사퇴해야 하고, 새 대표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에 이어 내년 8월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열린다.

한편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전당대회 룰 개정 작업에 나서고 있다. 안규백 전준위원장은 이번 주 내로 전당대회 출마 후보들을 개별 접촉해 당헌 개정과 전당대회 규정과 관련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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