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3일 코로나 19 극복 전국 순회에 돌입했다. 이날 충북 오송(충청권) 방문을 시작으로 8일 영남, 12일 호남, 18일 강원을 찾는 일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5개월이 지났는데 그간 정부가 발표·시행한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추가로 필요한 것은 없는지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차원의 전국 순회”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앞둔 스킨쉽 행보 아니냐"
이 위원장은 ‘코로나19 총력 대응’을 강조했지만 일각에선 전국 순회 일정이 당권을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지적이다. 당권 도전이 기정사실화된 상태에서 각 권역을 돌며 지역구 의원 및 지자체장을 만나는 것 자체가 선거 운동에 해당해서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본인이 아무리 코로나19 관련 일정이라 한들 전당대회 앞둔 스킨십 행보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는 권역별 순회 일정이 확정된 직후부터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실제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 위원장에게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뒤 전국 순회 일정에 나서는 것은 다른 후보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출마 선언을 뒤로 미루거나 순회 일정을 취소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고심 끝에 출마 선언을 미뤘다.
홍영표 "잦은 전당대회 피로감"
다른 경쟁 후보들의 속내도 복잡해졌다. 홍영표 의원은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이원욱·김두관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등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상태에선 쉽사리 자신들의 출마·불출마 입장을 표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이원욱·김두관 의원은 이 위원장의 출마가 가시화된 이후 당권 도전과 관련해 긍정도 부정도 않는 'NCND'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의 경우 당권 도전에 무게가 실리면서 정세균 국무총리의 후방 지원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 내 하나의 계파를 형성하고 있는 정세균(SK)계가 '이낙연 대세론'을 제어하기 위해 김 전 의원을 통해 우회 견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선언한 홍영표 의원은 당권-대권 분리 규정과 잦은 전당대회로 인한 피로감 등을 언급하며 이 위원장의 불출마를 독려하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2일 인터뷰에서 "대권 주자가 당권까지 하는 것은 당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 위원장이 당 대표에 당선될 경우 1년 사이에 전당대회를 세 번이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오는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이 위원장이 당 대표에 오르더라도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2021년 3월 중도 사퇴해야 하고, 새 대표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에 이어 내년 8월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열린다.
한편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전당대회 룰 개정 작업에 나서고 있다. 안규백 전준위원장은 이번 주 내로 전당대회 출마 후보들을 개별 접촉해 당헌 개정과 전당대회 규정과 관련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