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중에 中투자 늘리는 美기업···트럼프가 방문한 곳도 배신?

중앙일보

입력 2020.06.03 05:00

이 기업에 직접 축하편지를 보냈다."

지난달 28일 리커창 중국 총리의 말이다. 제13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3차 전체회의 폐막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미국 NBC 기자가 “중국 경제가 ‘미·중 신냉전’의 위협을 이겨낼 수 있다고 보나”란 질문에 미국의 한 기업을 예로 든 것이다.

리 총리가 언급한 미국 기업은 미국 대기업 허니웰이다. 허니웰은 지난달 20일 우한시에서 신흥시장본부와 혁신센터를 열었다. 리 총리는 축하 편지를 보낸 이유로 “(이 기업이) 중국 우한(武漢)에 투자를 선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발원지 우한. 중국 사람도 가기 두려워하는 곳에 미국 기업이 직접 투자를 하니 리 총리 입장에선 얼마나 고마웠을까. 직접 축하 서한을 보낼 만하다. 리 총리는 NBC 기자에게 “(허니웰 사례를 보면) 미·중 간 상업 협력은 시장이 선택하고 기업이 판단하게 해야 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5일 애리조나주의 허니웰 공장에 방문한 모습.[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5일 애리조나주의 허니웰 공장에 방문한 모습.[로이터=연합뉴스]

만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봤다면 심기가 좋지 않았을 것이다. 이른바 ‘경제 번영 네트워크’까지 만들며 중국을 ‘경제적 왕따’로 만들려는 자신의 계획에 반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리커창 중국 총리가 제13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3차 전체회의 폐막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리커창 중국 총리가 제13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3차 전체회의 폐막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문제는 중국에 투자를 늘리는 미국 기업이 허니웰만이 아니란 점이다. 미·중 갈등이 심해지는 와중에도 중국 투자를 이어가는 미국 기업을 추려봤다.

허니웰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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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웰은 리 총리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도 받았다. 지난달 5일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이 회사 공장을 트럼프 대통령이 찾았기 때문이다. 허니웰이 여기서 생산하는 마스크를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미국 언론은 이곳에서조차 마스크는 않쓰고 고글만 착용한 트럼프의 행보에만 주목했지만 말이다.

1906년 창립된 허니웰은 항공기, 미사일 등의 첨단 제품부터 보일러 컨트롤러, 현관문 제어기, 인터폰 등 가정용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현재 허니웰은 중국 30여 개 도시에 50곳 이상의 지점을 갖고 있다. 마스크도 중국에서 상당 부분을 생산하고 있다.

파파이스

[사진 웨이보]

[사진 웨이보]

중국 진출은 얼마 되지 않았다. 지난달 15일 첫 매장을 열었다. 인기는 폭발적이다. 이날 상하이에서 문을 연 파파이스 매장에는 새벽 4시부터 사람들이 줄을 섰다. 인파가 많아지자 사설 경비원과 공안경찰까지 나와 영업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성공에 고무된 파파이스는 향후 중국 투자 계획을 숨기지 않는다. 라파엘 코엘류 파파이스차이나 대표는 “향후 10년간 중국에 1500개 이상의 파파이스 지점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출할 도시로 난징, 항저우, 쑤저우, 베이징, 톈진 등을 언급했다.

코스트코

지난해 8월 27일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연 중국 코스트코 1호점은 쏟아지는 인파로 인해 큰 혼란을 겪었다.[AFP=연합뉴스]

지난해 8월 27일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연 중국 코스트코 1호점은 쏟아지는 인파로 인해 큰 혼란을 겪었다.[AFP=연합뉴스]

코스트코 역시 파파이스처럼 개장 특수를 누렸다. 지난해 8월 27일 상하이시에 문을 연 중국 코스트코 1호점에는 쏟아지는 인파로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인기 상품이 순식간에 동나면서 회사는 오후 1시에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코스트코는 상하이 푸둥과 장쑤성 쑤저우에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테슬라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테슬라도 중국 시장을 놓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안에 중국에 테슬라 차량 전용 급속 충전소인 '슈퍼차저'를 4000개 더 지을 계획이다. 지난 5년간 테슬라가 중국에 만든 충전소의 두 배 규모다. 테슬라는 현재 중국에서 전기차 업체 중 유일하게 전국 단위의 전기차 충전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테슬라는 상하이에 있는 테슬라 차량 제조 공장 '기가팩토리3' 규모를 더 확대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월마트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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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계열사인 프리미엄 회원제 마트 ‘샘스클럽’이 중국 시장에 추가 투자를 하기로 했다. 앤드류 마일스 샘스클럽 중국 사업 총괄 이사는 “2022년 말이면 중국에서 개업했거나 개업을 준비하는 샘스 매장이 40~45개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 매장은 중국에서 20여 개가 된다.

엑슨모빌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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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슨모빌은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에 에틸렌 생산 공장 건설을 지난 4월 시작했다. 투자 규모만 100억 달러에 달하며 생산 목표 규모도 연간 120만 t이다.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첫 번째 중대 석유화학 프로젝트이다.

이들 기업엔 공통점이 있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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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중국 내에서 생산해 중국 시장에서 매출을 올린다는 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현지 생산체제를 갖춘 기업들은 중국 고객을 잡기 위해 더욱 '현지화' 전략에 몰두한다”며 “코로나19로 공급망 리스크가 드러난 기업들이 중국 의존도 낮추기에 나선 것과 상반된다”고 분석했다.

이들 기업의 투자는 중국 시장이 여전히 매력적이란 점도 보여준다. 중국 유명 경제칼럼니스트 샤오레이는 "(미국 기업 투자는)미·중 무역 전쟁에도 미국 기업이 중국 시장을 버리기 어렵다는 걸 보여준다"며 "중국이 고성장기를 지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소비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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