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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돈 폭탄'…AI·5G 투자로 판세 뒤집기 나선 중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이 또 돈 꾸러미를 풀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대규모 투자 카드다. 블룸버그 통신은 2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5년까지 1조4000억 달러(약 1700조원)를 투입해 인공지능(AI), 5G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마스터 플랜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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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코로나19 충격에 반세기 만에 분기별 마이너스 성장률(-6.8%)을 경험했다. 전염병이 불러온 위기 속에 중국은 오히려 돈을 더 쓰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그간의 경험 때문이다. 역병이 돌면 중국은 '돈 폭탄'을 고공 투하하곤 했다. 그래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중국 경제에서는 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던 걸까?

패러독스다. 역병이 오히려 산업 발전의 기폭제가 됐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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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중국 사스 때 그랬다. 공포였다. 보이지 않는 공포는 더 무서운 법, 그래서 사람들은 흔적을 추적한다. 실시간 역병 상황을 알아야 했다. '아, 인터넷이라는 게 이래서 필요한 거구나...' 그렇게 인터넷은 중국인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다.

중국은 지금 인터넷 비즈니스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사스가 준 '선물'이다. 전문가들은 "사스가 중국 인터넷 혁명의 씨앗을 뿌렸다"라고 말한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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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서도 위기의 패러독스는 연출된다. 중국은 겁났다. 실업자가 늘었고, 사회가 뒤숭숭했다. 돈을 마구 풀었다. 당시 GDP의 약 13%에 해당하는 4조 위안을 경기부양 자금으로 방출했다.

그 돈이 가장 많이 쏟아진 곳이 바로 SOC 투자, 그중에서도 철도였다. 대륙 전역에 철도 건설이 붐이 일었다. 시내에는 지하철이 건설되고, 도시와 도시 사이에는 고속철도가 깔리기 시작했다.

지금 중국은 고속철도 강국이다. 전 세계에 깔린 고속철도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 있다. 세계 금융위기가 중국을 '고속철도 으뜸 국가'로 만든 셈이다.

2020년 또 위기다.

위기의 패러독스는 재연될 것인가?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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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역시 SOC뿐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그랬듯, 중국은 이번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SOC 투자 카드를 뽑아들었다. 그런데 그냥 SOC가 아니라 그 앞에 '신(新)'자를 붙였다. 항만이나 철도와 같은 전통적 SOC가 아닌, 말 그대로 새로운 SOC에 돈을 퍼붓겠다고 나선 것이다.

7개 영역을 선택했다. 5G, AI, 빅데이터, IOT, 고속철도, 특고압설비, 신에너지 자동차 등이다. 우리가 말하는 제4차산업혁명 영역이다.

[인민망 캡처]

[인민망 캡처]

중앙정부가 '길은 저쪽이야'라며 앞서니, 지방정부는 구체적인 플랜을 들고 따른다. 상하이 시 정부의 경우를 보자.

"상하이 시 정부는 2020~2022년 신 SOC 시행방안을 마련했다. 3만4000개의 5G 기지국, 100개 이상의 무인 공장, 10만개의 전기자동차 충전소, 45개의 택시 충전소 건설 등 48개 항목이 포함됐다. 이 부문에 2700억 위안(약 20조4000억 원)이 투입된다."

중국과기일보의 5월 8일자 보도다. 상하이뿐만 아니다. 31개 성(省)들이 신 SOC 프로젝트를 속속 내놓고 있다. 곧 중국 전역에 디지털 인프라 투자 붐이 일 판이다.

기업들도 호응한다. 징둥은 그 한 예이다. 징둥은 최근 “신인프라는 정부뿐 아니라 기업에도 미래의 핵심”이라며 “향후 AI, 사물인터넷, 클라우드컴퓨팅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찍으면, 기업은 달려드는 모습이다.

4차산업혁명, 중국의 오래된 야욕이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이 영역에서는 미국을 반드시 이기겠다는 꿈 말이다. AI, 빅데이터, 자율주행, IOT...중국은 이를 '신 SOC'로 포장하고, 정부와 민간이 스크럼을 짜고 달려든다. 코로나 위기가 오히려 투자 열망을 자극하는 모습이다. 2003년 사스는 중국에 인터넷 혁명의 씨앗을 뿌렸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는 중국을 고속철도 강국으로 키웠다.

그렇다면, 2020년 코로나 위기는 혹 중국을 'AI 강국'으로 키우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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