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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 뻘·홍합서 환경호르몬 다량 검출"

중앙일보

입력

국내 연안의 퇴적물과 홍합에 유기주석화합물이나 폴리염화비페닐 등 인체에 유해한 환경호르몬 물질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같은 오염농도는 다른 나라 오염해역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바다가꾸기실천운동시민연합(바실련, 상임의장 최진호 부경대교수) 이 지난3-4월 화력발전.원자력발전.제철.조선소 등이 있는 17개 임해 공단지역과 통영 등 3개 가두리양식장 등 전국 20개 지역에서 표층퇴적물(뻘) 과 생체시료(홍합) 를 채취,환경호르몬 물질을 분석해 작성한 `우리나라의 바다오염지도´ 보고서에서 29일 밝혀졌다.

전국 임해공단에 대한 체계적인 환경호르몬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박용 방오 페인트에 함유된 TBT와 폴리우레탄, 실리콘 등 산업용 촉매, 플라스틱 첨가제로 사용되는 MBT, DBT 등 유기주석화합물(BTs) 이 모든 지역의 퇴적물과 홍합에서 검출됐다.

독성이 강한 TBT는 낮은 농도에서도 어.패류를 치사시키고 소라 등 복족류의 기형이나 불임을 유발, 각국이 사용을 엄격히 규제하는 환경호르몬 물질.

뻘의 유기주석화합물 농도는 g당 평균 5천730나노그램(ng, 1ng은 10억분의1g) 으로 대우중공업은 무려 3만310ng에 달했고 이 가운데 선박이나 어망.어구의 방오용 페인트로 사용되는 TBT의 검출량도 중공업지역이 평균 1만5천650ng, 가두리양식장이 842ng으로 다른 곳보다 훨씬 높았다.

유기주석화합물은 이들 지역에서 채취한 모든 홍합 시료에서도 최고 4천320ng이 검출됐다.

역시 중공업지역(500-4천320ng) , 가두리양식장(360-510ng) 이 심했고 TBT의 최고 검출량도 1천670ng이나 됐다.

이같은 농도는 근래 조사된 일본 도쿄만(10-69ng) .오사카만(24-389ng) , 미국 동해안(2-240ng) .서해안(2-280ng) , 말레이시아 해안(14.2-23.5ng) 등보다 월등히 높아 우리나라 연안 오염의 심각성을 뒷받침했다.

또 지금까지 변압기, 전기조절기, 콘덴서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됐으나 발암물질로 판명된 폴리염화비페닐(PCBs) 도 다량 검출됐다.

퇴적물에서 검출된 PCBs는 g당 1.19-355.10ng으로 평균 42.01ng였으며 부산 한진중공업(355.10ng) 과 거제 대우중공업(116.51ng) 이 특히 심했다.

이들 지역에서 채취한 홍합에서도 현대중공업 33.05ng, 인천제철 14.01ng, 대우중공업 11.25ng 등 g당 평균 6.76ng의 PCBs가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채취한 홍합의 단백질, 활성산소, 아세틸콜린(신경전달물질) , SOD(생체방어효소) 등의 함량이나 활성을 분석한 결과, 이들 환경호르몬 물질이 다른 환경호르몬 물질과 함께 복합적으로 생체의 노화현상을 촉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바실련은 보고서를 통해 해양수산부에 ▶바다목장화 사업을 유보, 그 예산을 바닷속 오물 제거작업 투입하고 ▶근로사업 예산을 바다청소와 오염감시활동에 배정하는 한편 ▶공장폐수 유출, 폐자재 투기 등을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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