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어린이 질환 2명 회복…아직 무슨 병인지는 모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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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사례로 보고된 환자 2명 모두 회복 중인 상태로 확인됐다. 이 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일단 음성이 나왔지만, 보건당국은 코로나19와의 관련성을 염두에 두고 항체검사를 진행해 다음 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뉴시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 신고를 받은 11세 남아와 4세 여아는 모두 현재 회복된 상태로 11세 남아는 이미 퇴원했다"고 밝혔다. 4세 여아 역시 퇴원을 앞두고 있다.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임상증상" #"항체 검사 진행 중…다음주 초 발표"

11세 남아와 4세 여아는 보건당국이 다기관염증증후군 감시체계를 가동한 지 하루 만인 지난 25일 서울지역 의료기관의 신고로 보고됐다. 이들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두 어린이 모두 다기관염증증후군의 임상 양상을 보였으나 병원 자체 시행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됐다.

당국에 따르면 2명은 발열·발진·충혈·복통 등의 증상을 보였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2명의 사례가 임상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고, 알려진 가와사키병의 범위 안에 들어가는 임상 양상을 보였다”며 “가와사키병에서 흔히 쓰는 면역글로불린 치료를 통해 임상적인 증상이 많이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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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기관염증증후군은 피부나 점막을 비롯해 혈관, 장기 등 온몸에 염증이 발생하는 병이다. 주로 19세 이하 어린 나잇대에 발병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4월 유럽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발병 국가는 13개국이다.

지난달 미국 소아과 학회가 발표한 가와사키 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모습. 생후 6개월의 이 아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국 소아과 협회 제공

지난달 미국 소아과 학회가 발표한 가와사키 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모습. 생후 6개월의 이 아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국 소아과 협회 제공

다만 정은경 본부장은 “의심 사례가 아직 다기관염증증후군이라 확정된 게 아니다”라며 “이와 유사한 가와사키병이 우리나라에서 매년 상당수 발생하고 있어 감별진단과 분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코로나19와의 연관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 11세 남아의 경우 지난 1~3월 필리핀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곽진 팀장은 “필리핀에 체류한 이력이 올 3월 초까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코로나와의 연관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4세 여아의 경우 “병원 자체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고 환자와의 접촉력 등 다른 연관성을 생각해볼 수 있는 역학적 요인이 확인되지 않아 사례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둘에 대한 항체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 감염 여부를 가리는 PCR 검사는 진단 당시 확진됐는지를 살펴보는 방식이라 바이러스가 소멸했다면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항체검사가 완료된 후 전문가들의 사례검토를 통해 다기관염증증후군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 판정할 예정”이라며“다음 주 초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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