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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로나 사망' 10만 명 눈앞인데 뉴욕증시 활짝 웃은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가 26일(현지시간) 다시 문을 열었다. 거래소는 지난 3월 뉴욕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자 문을 닫았다가 두 달여 만에 재개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가 26일(현지시간) 다시 문을 열었다. 거래소는 지난 3월 뉴욕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자 문을 닫았다가 두 달여 만에 재개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멈춰선 미국 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져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상승했다.

S&P 3월 이후 첫 장중 3000돌파, 1.2%↑ #다우지수 장중 2만5000돌파, 2.2% 상승 #미국·유럽 이른 경제 재개에 낙관론 퍼져 #홍콩 관련 中 제재 가능성에 상승폭 반납 #美 일부 주 확진자·입원환자 증가에 우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2만5000선을 넘어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3월 5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3000을 돌파했다. 세 지수 모두 3월 말 저점보다 30%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미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과 관련해 중국 관리와 기관을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막판에 상승 폭을 줄이며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7%(529.95포인트) 오른 2만4995.11에 거래를 마쳤다. S&P지수는 1.23%(36.32포인트) 오른 2991.77로, 나스닥 지수는 0.2%(15.63포인트) 오른 9340.22로 마감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26일(현지시간) 재개장한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시작 종을 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 3월 코로나19가 뉴욕에서 급속도로 퍼지자 문을 닫았다가 이날 다시 열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26일(현지시간) 재개장한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시작 종을 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 3월 코로나19가 뉴욕에서 급속도로 퍼지자 문을 닫았다가 이날 다시 열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주말 연휴를 마치고 재개장한 증시는 미국 전역과 유럽 국가들이 예상보다 빨리 경제 활동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낙관론이 퍼지면서 급상승하며 출발했다.

미국에서는 호텔과 항공사, 레스토랑 예약과 지출이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영국은 다음 달부터 소매점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고, 이탈리아와 그리스는 6월부터, 스페인은 7월부터 외국인 입국자에 대한 격리 방침을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뉴욕주도 추가 경제 정상화를 예고하는 등 미국 전역이 봉쇄 종료 수순을 밟고 있다. 뉴욕주는 뉴욕시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1단계 경제 정상화에 들어간다고 이날 발표했다. 건설과 농업, 제조업, 도매 거래, 소매점 (매장 밖 거래) 등이 가능해진다.

전날 미국 바이오기술 기업 노바백스가코로나19 백신 후보로 첫 임상시험을 시작했으며 7월 중 초기 결과를 낼 것이라고 발표한 것도 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때를 놓치지 않고 트위터를 통해 주가 상승을 자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문자를 써서 "증시가 크게 (BIG) 올랐다. 다우지수가 2만5000을, S&P는 3000을 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주는 가능한 한 빨리 재개해야 한다. 위대함으로의 전환이 예상보다 빨리 시작됐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위대함으로의 전환(Transition to Greatness)은 트럼프 대통령이 쓰는 대선 유세 구호 가운데 하나다. 트럼프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겠지만, 내년은 최고의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타격이 큰 미국 뉴욕주에서도 상점이 다시 문을 열고 있다. 26일 문을 연 뉴욕 뉴로셀의 한 상점앞을 마스크 쓴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로 타격이 큰 미국 뉴욕주에서도 상점이 다시 문을 열고 있다. 26일 문을 연 뉴욕 뉴로셀의 한 상점앞을 마스크 쓴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신규 입원환자가 증가하는 등 불안한 조짐도 보인다.

미국 18개 주에서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증가 추세라고 CNN이 전했다. 조지아·아칸소·캘리포니아·앨라배마·플로리다·메릴랜드·버지니아주 등이다. 신규 환자 수가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곳은 22개 주, 환자가 감소하는 곳은 10개 주다.

신규 확진자 수 증가는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인지, 진단 검사 수가 늘어난 결과인지 불분명하다. 문제는 신규 입원환자 수의 증가다.

스콧 고틀립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CNBC 인터뷰에서 "일부 지역에서 입원환자 수가 늘고 있는데, 경제 활동 재개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조지아·버지니아·메릴랜드·앨라배마 주 등을 거론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홍콩 상황과 관련해 중국 기업과 공무원에 대한 제재를 고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4일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고 홍콩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할 경우 중국에 대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소식에 뉴욕증시는 오전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거래를 마쳤다.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67만 명을 넘었고, 이 가운데 사망자는 9만8600여명이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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