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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노동자 10명 중 4명 "일자리 잃거나, 임금 줄어"…코로나19 후유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직장인 10명 중 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거나, 임금이 주는 등의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3~15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5차 국민인식조사' 설문에서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 '코로나19 5차 국민인식조사'

임금노동자 10명 중 4명 "일자리 잃거나, 임금 줄어" 

유 교수팀은 이번 5차 조사에서 가계에 미치는 경제적 피해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응답자(또는 응답자 가족)의 임금 변화를 물었다. 그 결과, 응답자의 14.0%가 "일자리를 잃었다", 26.7%는 "일자리는 잃지 않았지만 임금이 줄었다"고 답했다. "일자리를 잃지 않았지만 무급휴가 상태였다"(9.0%)는 응답도 나왔다.

응답자의 절반가량(49.7%)이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피해를 봤다고 답한 것이다. "동일한 임금을 받았다"는 50.3%였다.
이는 조사에 응한 1000명 중 비임금 근로자로 '해당없음'과 '모름'을 답한 270명을 제외한 수치라고 유 교수팀은 밝혔다. 자영업자 등 비임금 근로자까지 포함하면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피해를 겪고 있는 응답자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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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이후 '분노감' 늘어 

이같은 임금 감소, 실직은 자연스레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유 교수팀이 응답자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수준을 측정한 결과, 전체의 16%가 '즉각 도움이 필요한 고도의 스트레스 상태'로 나타났다. '추후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태'가 77.3%였고, '정상'은 6.7%에 그쳤다.

'그동안 어떤 코로나 사안이 스트레스가 됐는가'란 질문엔 신천지 집단감염 (54.7%) 〉이태원클럽 집단감염 (37%) 〉정신요양시설집단감염(3.1%) 〉구로구콜센터 집단감염(2.7%) 〉기타(2.5%)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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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교수팀은 특히 '코로나 사태 뉴스·정보를 접하며 느끼는 감정'을 묻는 질문에 이번 5차 조사에선 분노의 감정이 29.2%로 대폭 늘었다고 밝혔다. 유 교수팀은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이 다시 사회를 긴장시키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안전’을 도외시하는 행동에 대한 사회적 분노의 표출로 해석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정신질환 관련 조기 발견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서울대 보건대학원]

생활방역 전환 '시기상조' 51.4% 

유 교수팀은 지난 6일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체제가 전환됨에 따라 이에 대한 설문도 했다.
생활방역 전환의 시의적절성을 1부터 10점 척도로 질문한 결과, 찬반이 팽팽했다.' 시기상조' 의견(6점-10점)이 51.4%로, '시의적절'(1-5점·48.6%) 보다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 지역사회는 생활방역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준비돼 있다'(1-5점)는 긍정 답변(58.9%)이 부정 답변(41.1%)보다 많았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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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마스크를 쓰지 않고 2m 거리 안에서 만나거나 대화한 사람이 가족을 제외하고 몇 명인가' 물었을 때, 응답자 75.8%가 '5명 미만'이라고 답했다. '5~10명'이 20.6%, '10명 이상'은 3.6%였다. 유 교수팀은 "방역 당국이 조용한 전파, 깜깜이 감염 등을 우려하고 있는 점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화하는 사람이 '5~10명' 이상 되는 응답자가 거의 4명중 1명인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행동을 물어본 결과, 대중교통 이용을 피한다 (23.6%), 사람 만날 때 2m 거리두기를 요구하고 지킨다 (19.6%), 아프면 3~4일 쉰다(11.8%) 순으로 나타났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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