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나랏빚 급증, 증세 논의 시작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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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증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복지 지출 등으로 인해 재정 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코로나로 재정 지출 크게 는 영향 #올해 성장률 최악 땐 -1.6% 전망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20일 “중장기적으로 복지 수요가 상당히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다수의 전망에서 국가채무가 상당히 빠르게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재정 지출 확대 수요가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증세가 필요하며, 당장은 어렵겠지만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단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장률은 계속 낮아지고, 나랏돈을 쓸 곳은 늘어나는 상황에서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증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KDI의 판단이다.

KDI는 이날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하며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0.2%로 크게 낮췄다.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본 기본 시나리오에선 지난해 11월 2.3%로 예상했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2%로 2.1%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바닥을 친 경기가 5월부터 회복하기 시작하고, 하반기 국내 경제 활동이 정상 궤도에 들어선다는 분석을 바탕으로 한다. 국내·외에서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줄을 잇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낙관론이다. 다만, KDI는 최악의 상황이 될 경우 성장률이 -1.6%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정 실장은 “한국 경제 성장세는 큰 폭으로 위축할 것으로 예상하며, (성장) 경로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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