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파동후 건강염려증 환자 줄었다

중앙일보

입력

의약분업 파동이 계속되면서 병이 있을까봐 병원을 자주 찾던 ´건강 염려증 환자´ 가 자취를 감췄다. 병원 대신 보건소나 한의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있다.

환자들의 바뀐 모습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유형은 아파도 일단 참고 보자는 ´인내파´ . 병원비가 크게 오른데다 진료를 받은뒤 약을 사기위해 약국을 오가는 일들이 번거롭게 되자 그냥 견뎌보자는 사람들이다.

사업을 하는 김진학(39.전주시 진북동) 씨는 며칠전 남해안으로 휴가를 다녀온 후 편도선이 붓고 몸살까지 겹쳐 이틀간 고열에 시달리면서도 병원을 찾지 않았다.

金씨는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약국을 거쳐 링거액이나 주사약을 사서 다시 병원에 가는 것이 부담스러워 부인이 다려준 국화즙만 마시고 집에서 참고 견뎌냈다" 고 말했다.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전통파´ 도 부쩍 늘었다. 무릎이 시려 정형외과를 자주 이용하던 박귀남(71) 씨는 병원에 가는 대신 집에서 부항기를 사용하고 물찜질으로 치료하고 있다.

의약분업이 적용되지 않는 한의원을 찾는 ´한방파´ 도 크게 늘었다.

전국 대부분의 한방병원의 경우 환자수가 50% 가까이 늘었다. 특히 의약분업 파동이후 젊은층 환자가 크게 늘어난 특징도 보이고 있다.

진료비가 상대적으로 싼 보건소를 선호하는 ´실속파´ 도 눈에 띤다. 병원에서는 3일 이내 처방료가 2천2백원이지만 보건소에서는 일수에 관계없이 5백원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보건소를 찾는 환자가 지역에 따라 다소 편차는 있지만 예년보다 30%정도 늘었다" 며 "이들중 태반은 한달이상 치료를 요하는 당뇨.관절염 등 장기 질환자들이다" 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