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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시험 모레 재개…감염 걱정 공시생 “연기하라” 청원

중앙일보

입력

공무원 시험이 재개되면서 수험생(공시생)사이에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소방공무원 준비생들이 모인 한 오픈 채팅방에선 ‘시험이 미뤄져서 공부 기간이 길어지니까 집안의 눈치가 보인다’ 는 글이 올라오곤 했다. 소방공무원 필기 시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3월에서 6월로 미뤄진 상태다.

그러나 막상 시험 재개를 정부가 발표하자 걱정도 커지고 있다. 소방 공무원 준비생인 A씨는 “'장수생'을 생각하면 당장 시험을 치르는 게 맞지만, 단체로 시험장에 가서 집단 감염이라도 발생할까 걱정된다”며 “올해 상황을 생각하면 한 번 더 미루는 게 안전할 것 같다”고 말했다.

13일 김우호 인사혁신처 차장(왼쪽)이 오는 16일 시행되는 국가공무원 5급 공채 필기시험장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응 상황과 시험실 안 공간 등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김우호 인사혁신처 차장(왼쪽)이 오는 16일 시행되는 국가공무원 5급 공채 필기시험장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응 상황과 시험실 안 공간 등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14일 제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미뤄졌던 국가공무원·공공기관 채용 절차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다가온 고용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공무원 채용 재개를 시작으로 공공부문에 신규 일자리 154만3000개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퍼지면서 공무원 시험을 본격적으로 재개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이번 달부터 올해 말까지 모두 4만8000명의 국가공무원·공공기관 직원을 새로 뽑는다. 앞서 연기된 일반직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9급, 경찰·소방·해경 전형이 5·6월 다시 시작되는데, 당장 이번 주말인 16일부터는 5급 공무원·외교관 후보자·지역인재 7급 시험이 예정돼 있다.

9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경북대학교병원 정규직 공개채용 필기전형 응시자들이 3m 간격으로 배치된 책상에서 시험을 치르고 있다. 뉴스1

9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경북대학교병원 정규직 공개채용 필기전형 응시자들이 3m 간격으로 배치된 책상에서 시험을 치르고 있다. 뉴스1

 시험 재개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예상치 못한 이태원 클럽발(發) 재확산에 공시생 사이에선 시험을 다시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5·6월에 예정된 각종 국가고시 및 전문자격증 시험 일정을 연기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14일 오후 현재 8900여명의 동의를 받고 있다. 청원인은 “최근 확진자의 연령대가 대부분 20·30대인데 이 연령대는 각종 국가고시 및 전문자격증 응시 연령대 겹친다”며 “또 확진자·감염 의심자·접촉자의 잠복 기간은 최소 2주이며 이 기간이 5·6월에 예정된 시험과도 겹친다”고 주장했다.

 이번 채용 재개 소식에 온라인에서는 ‘고용 지표를 올리려고 채용을 강행하는 건가’ ‘5월에 시험을 치는데 시험 2주 뒤부터 확진자가 또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정부는 중앙방역대책본부의 방역지침을 따르면 시험을 진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이미 발표된 일정으로 전형이 진행된다면 올해 채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시험이 더 미뤄지는 상황에 대해서 예측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안전하게 시험을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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