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최강욱에 7분 축하전화 "권력기관 개혁 역할해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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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최강욱 신임 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취임을 축하했다고 열린민주당이 전했다. 열린민주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문 대통령은 선거 기간 겪었을 노고를 위로하고, 최 대표로부터 열린민주당의 정책 방향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열린민주당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26분부터 약 7분간 최 대표와 통화했다. 문 대통령은 최 대표에게 “총선 과정에서 동고동락한 열린민주당 후보들과 당원들께 격려와 안부 인사를 전해달라”며 “서로 위하면서 협력하는 과정이 참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수정당 입장에서는 국회 내 다른 정당과의 협력이 중요할 것”이라며 “소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책은 우선순위가 있을 수 있다. 권력기관 개혁 문제는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의 실질적 구현과 남아있는 입법과제의 완수를 함께 이루어야 할 과제”라며 “열린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최 대표는 “국민들께 ‘등대 정당’이 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소통과 협력에 주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특히 민주당이 집권 여당으로서 가진 막중한 책임을 잘 알고 있으며, 혹시라도 민주당이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잘 메꾸고 국민들께 알리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도봉구 북부지법에서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보수 성향 유튜버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 속행공판에 증인 신문을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도봉구 북부지법에서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보수 성향 유튜버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 속행공판에 증인 신문을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열린민주당은 “문 대통령이 ‘빠른 시일 내에 편하게 같이 식사라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자’며 통화를 마무리했고, 이에 최 대표는 깊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김태년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게도 전화를 걸어 “어려운 시기니 국회가 힘을 모아 달라”는 취지의 격려 인사를 건넸다.

열린민주당은 노골적으로 친문(친문재인) 정당을 표방하면서도, 총선 기간 내내 민주당과 충돌했다. 공식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표를 갉아 먹을 것을 우려한 민주당이 지지층이 겹치는 열린민주당에 강하게 선을 그으면서다. 문 대통령과 최 대표의 통화는 이날 민주당이 시민당을 흡수하는 형태로 합당하면서도 아직 열린민주당과는 별다른 소통이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 주목된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신임 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열린민주당 최강욱 신임 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최 대표는 2018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약 1년 6개월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문 대통령을 보좌했다. 청와대를 나와선 곧 친여 성향의 열린민주당에 입당, 총선에서 비례대표 2번으로 추천돼 당선됐다. 앞서 최 대표는 지난 11, 12일 전당원 투표로 진행된 당 대표 선거에 단독 출마해 99.6%의 지지를 받아 당권을 거머쥐었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 경력증명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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