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대변서 6시간, 소변에선 사흘까지 버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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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 중앙포토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 중앙포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설사하고, 대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물질(RNA)이 검출되는 가운데 이 바이러스가 사람의 대변에서는 6시간, 소변에서는 사흘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대소변에서 더 오래 생존 #"대소변 통한 전염 가능성 있어 #화장실 소독 강화해야 할 필요"

이 실험은 실제 환자의 대소변이 아닌 건강한 사람의 대소변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주입한 뒤 진행한 것이지만, 연구팀은 대소변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있다며 화장실 소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군사 의학 아카데미 산하 베이징 미생물·역학연구소의 연구진은 13일 논문 리뷰 사이트(medRxiv)에 공개한 논문을 통해 다양한 환경에서 코로나19가 얼마나 오래 생존하는지에 대한 실험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성인 2명과 7세 어린이의 대변을 원심분리해서 얻은 액체 성분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접종, 바이러스 생존 시간을 체크했다.

성인 대변의 경우는 각각 2시간과 6시간까지만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어린이 대변에서는 바이러스가 많이 감소했으나, 48시간까지는 생존했다.

소변에서도 어린이 소변에서 바이러스 생존 기간이 길었다.
성인 소변에서는 72시간까지만 생존이 확인됐으나, 어린이 소변에서는 96시간까지 생존했다.

대소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존 시간. 자료: 중국 베이징 미생물 역학연구소

대소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존 시간. 자료: 중국 베이징 미생물 역학연구소

연구팀은 호흡기에서는 더는 바이러스 RNA가 검출되지 않는 코로나19 환자 중에서도 대변에서 RNA가 검출된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보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러스가 대변에서 몇 시간, 소변에서 몇일 동안 생존한다는 것은 대소변을 통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대변 시료에는 바이러스 RNA 농도가 높게 검출되지만 (증식 가능한) 바이러스를 분리하기는 쉽지 않은데, 이는 짧은 생존 시간 탓일 수도 있다"며 "대변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할 때는 채취 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코로나19 환자 대변에서 바이러스 RNA가 검출되는 사례는 많았지만, 바이러스 검사법(PCR·중합효소연쇄반응이 민감한 탓에 증식이 불가능한 바이러스 RNA 조각이 검출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연구팀은 또 "아직 소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증거는 없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유사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의 경우 소변에서 검출됐다는 보고도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사람의 대소변을 통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이 있는 만큼 효과적이고 위생적인 화장실 소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대학 부속 중난병원 의료진.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대학 부속 중난병원 의료진.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이 연구팀은 다양한 물체 표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존 시간도 측정했다.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 유리 표면에서는 1주일가량 생존했고, 도자기나 수술용 마스크, 라텍스 장갑 표면에서는 5일까지 생존했다.

면직물·목재·종이 표면에서도 바이러스는 3~4일까지 살아남았지만, 1시간 이내에 숫자가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을 나타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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