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정액서도 발견···성관계로 전염은 미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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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자 현미경 형상. 사진 미 NIH 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자 현미경 형상. 사진 미 NIH 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환자의 정액에서도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학술지에 실렸다.

중국 허난(河南)성 상추(商丘)시 병원 의료진은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미국의사협회 학술지(JAMA)에 발표했다고 AP통신이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한 남성 38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 중 6명의 정액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다만 정액 속 바이러스 검출이 성관계에 따른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험 기간이 길지 않아 정액에서 바이러스의 생존 가능 기간이나 성관계 도중 전파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임신과 불임'(Fertility and Sterility) 저널에 실린 논문과는 엇갈리는 내용이다. 당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지 8일에서 3개월이 지난 34명의 중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슷한 연구에서는 정액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코로나19는 주로 감염자의 기침에서 나온 비말을 들이마시거나 손을 거쳐 점막에 전달됐을 때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액, 분뇨, 눈물, 눈 염증 등에서도 발견됐다는 일부 연구도 있었다. 하지만 지카 바이러스나 에볼라 바이러스 등 전염성 바이러스가 성관계로 감염될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역시 성관계를 통해 전염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연구만으로 정액으로 코로나19가 전파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으나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미국 생식의학학회 측은 성명에서 "이번 연구 결과 때문에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면서 "다만 안전을 위해 성관계 시에는 14일 이상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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