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추행’처음 법정 선 검사측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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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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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에서 부하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현직 검사가 법정에 섰다. 그는 “사실관계를 전부 인정한다”며 “반성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부장 정성완)은 8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49)검사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A검사는 지난해 11월 중순 경 서울 관악구의 한 술집에서 피해자의 어깨 등 신체부위를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재판에서 A검사 측은 재판에 넘겨진 사실 관계에 대해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A검사의 변호인은 “A씨는 제 오랜 후배이기도 하다”고 운을 떼며 “지금 이 자리에 선 것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직분을 망각하며 피해자에게 큰 상처를 준 것을 한없이 부끄럽게 느끼고 있다”며 “진지하게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고도 밝혔다.

다만 “지금까지 너무 조심스러워서 피해자에게 사과하거나 합의를 시도할 기회조차 찾지 못했다”며 “사과나 합의를 할 시간적 여유를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호소했다.

A검사는 서울중앙지검에서 부장을 보좌해 수사를 담당하는 부부장검사로 일했으나 해당 의혹이 일면서 직무에서 배제됐다. 대검찰청은 의혹이 일자 해당 검사에 대해 감찰과 동시에 형사 입건해 수사를 벌였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감찰이 시작되자 A검사는 법무부에 사표를 냈으나 대검은 법무부에 사표가 수리되지 않도록 통보했다. 현재 법무부는 A검사에 대한 징계심의위원회 절차를 진행 중이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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