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죽다 살아난' 英총리…정부, 사망 비상계획도 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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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EPA=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EPA=연합뉴스

세계 주요국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코로나19에 감염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중환자실 입원 당시 건강) 상태가 매우 심각했고 사망을 대비한 비상계획까지 세웠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존슨 총리는 3일(현지시간) 영국 대중지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진으로 런던 세인트토머스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을 당시를 떠올리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3월 25일 확진 사실을 SNS에 알린 뒤 다우닝가 10번 총리 관저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초기에는 증상이 심각하지 않았지만 열흘 뒤인 지난달 6일 상태가 악화해 세인트토머스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했다.

존슨 총리는 “총리관저에서 자가 격리에 들어갈 때 병원으로 옮기라는 참모들의 제안을 처음엔 거부했다”며 “그렇지만 그들은 매우 단호했다. 돌이켜보면 결과적으로 (그들의 판단은) 옳았다”고 말했다.

영국 EXPRESS가 지난 2일 첫 공개한 보리스 존슨 총리의 늦둥이 아들. 사진 익스프레스 캡처

영국 EXPRESS가 지난 2일 첫 공개한 보리스 존슨 총리의 늦둥이 아들. 사진 익스프레스 캡처

상태가 나빠져 중환자실에 입원했을 때는 “믿기지 않았다”면서 “나는 좌절했고 왜 호전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상황이 더욱 안 좋아졌을 때는 “기관 내 삽관 여부를 놓고 의사들의 의견이 50대 50으로 나뉘기도 했다”며 사망 시를 대비한 비상계획도 수립했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그들 (참모진)이 ‘스탈린 유고 시’와 비슷한 시나리오를 세웠다”면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행히 상태가 호전됐고 중환자실에서 사흘 밤을 보낸 뒤 12일 퇴원했다. 이후 지방관저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지난 27일 업무에 복귀했다.

그는 복귀 이틀 뒤 태어난 아들에게 자신의 치료를 담당한 세인트토머스 병원 중환자실 의사 ‘닉 프라이스’와 ‘닉 하트’의 이름을 따 ‘니컬러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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