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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분기 성장률 -4.8% … "사실상 경기 침체 진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 경제는 지난 3월 중순 이후 셧다운했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한 식당도 문을 닫았다. 경제 활동 중단으로 1분기 미국 GDP 증가율은 4.8% 감소했다.[AFP=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 경제는 지난 3월 중순 이후 셧다운했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한 식당도 문을 닫았다. 경제 활동 중단으로 1분기 미국 GDP 증가율은 4.8% 감소했다.[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미국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10년간 이어오던 확장을 끝내고 사실상 침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미 상무부 1분기 GDP 성장률 -4.8% 발표 #2008년 4분기 -8.4% 이후 최악 성장률 #개인소비지출, 고정투자, 수출 감소 탓 #셧다운 반영한 2분기 성장률 최악 예고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4.8%(연율 환산) 감소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2.1% 성장에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발표에 앞서 경제전문가들이 내놓은 평균 전망치보다 마이너스 폭이 더 컸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3.5% 감소, 블룸버그통신 집계치는 -4.0%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ㆍ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 -8.4% 이후 가장 크게 감소했다. 2014년 1분기 -1.1%를 기록한 이후 6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이다.

1분기 GDP 증가율 감소는 개인소비지출(PCE)과 비주거 고정 투자, 수출 감소를 반영했다고 상무부는 분석했다. 주거 고정투자와 연방정부 지출 등이 긍정적으로 기여해 일부 감소분을 상쇄했으나 마이너스 성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개인소비 지출 감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을 제한하면서 여행과 항공 수요가 줄고, 팬더믹에 식료품 등을 제외하고는 소비를 줄인 영향이 컸다. 식료품점·약국 등 필수업종 외에 대부분 사업장이 문 닫으면서 대규모 실업 사태와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어졌다. 자택대기명령 시행 후 5주간 미국인 2600만 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했다.

미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3월 중순 이후 자택대기명령을 내렸다. 한 여성이 지난 28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자택대기명령을 표현한 작품을 보고 있다. 경제 활동 중단으로 1분기 미국 GDP 증가율은 4.8% 감소했다.[AFP=연합뉴스]

미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3월 중순 이후 자택대기명령을 내렸다. 한 여성이 지난 28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자택대기명령을 표현한 작품을 보고 있다. 경제 활동 중단으로 1분기 미국 GDP 증가율은 4.8% 감소했다.[AFP=연합뉴스]

이번 발표는 코로나19가 미국 경제에 준 타격을 종합 분석한 첫 지표다. 미국은 3월 중순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별로 자택대기명령을 내렸다. 50개 주 가운데 42개 주에서 미국인 95% 이상이 집에 머물고 있다. 다만, 조치가 3월 말에 본격 시행되면서 1분기 성장률에는 일부만 반영됐다.

경제 셧다운 영향은 2분기 GDP에 보다 정확하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악의 경제 성적표는 2분기에 예약돼 있다. 월가에서는 20~30%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한다. 골드만삭스는 -34%, JP모건은 -40%를 각각 전망한 바 있다.

최근 백악관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케빈 해셋 백악관 선임 경제보좌관은 2분기 GDP가 30%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GDP 증가율이 2개 분기 연속 감소하면 경기 침체로 보는데, 전문가들은 이미 경기 침체에 진입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구스 파우처 PN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는 지금 이미 침체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26일 방송 인터뷰에서 연방정부가 긴급구호 재정을 쏟아부은 점을 상기하며 "올여름과 가을께 미국 경제가 회복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26일 방송 인터뷰에서 연방정부가 긴급구호 재정을 쏟아부은 점을 상기하며 "올여름과 가을께 미국 경제가 회복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3분기 이후 미국 경제가 어떤 모습으로 반등할 것이냐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참모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올여름과 초가을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26일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전례 없는 긴급구호 재정을 쏟아부었다는 점을 들며 “미국 경제가 5~6월 재개하면 7~9월 경제가 회복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해셋 선임보좌관은 현 상황을 “미국 경제 최대 쇼크”라고 평가하면서 “대공황 시절 수준에 근접하는 실업률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1분기 GDP 증가율 속보치는 5월 28일 잠정치를 발표할 때 수정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잠정치 발표 때 하락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1분기 성장률이 -8%대까지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미국 성장률은 1분기 3.1%에서 2분기 2.0%로 주춤했다가 3~4분기 2.1%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지난 한 해 연간으로는 2.3% 성장세를 기록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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