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요즘 어떻게 지낼까. 황 전 대표는 4·15 총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총선 당일인 15일 밤 물러났다. 이후 통합당은 2주째 리더십 공백 상황에서 표류 중이다.
29일 통화한 황 전 대표의 목소리는 의외로 밝았다. “저는 몸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교회도 다니고요. 해외에 안 나가고 국내에 있습니다.”
“밖에서 당을 보니 어떠냐”고 묻자 “안 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통합당은 총선에서 참패한 이후 ‘김종인 비대위’ 출범을 놓고 내홍에 빠진 상태다. 전직 당 대표로서 이를 보는 게 마음이 편치 않다는 뉘앙스였다. 황 전 대표는 “곧 보자”며 전화를 끊었다.
그는 현재 서울 종로구 혜화동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다고 한다. 황 전 대표 측 인사는 “총선 당일 사퇴 표명 후 뒤풀이 회식자리는 없었다”며 “그 후 며칠간 조용히 낙선 인사를 다녔다”고 전했다. 이후 지난 26일 그가 다니는 서울 목동의 한 교회에 부인 최지영씨와 예배를 보고 나오는 모습이 인터넷 언론사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교회 앞에서 마스크를 쓰고 교인들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정치권에선 황 전 대표가 정치를 재개할 것인가를 놓고 말이 무성하다. “절대로 재기를 못 할 것”(23일 박지원 민생당 의원)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그 반대 전망도 적지 않다. 황 전 대표는 총선 당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기자회견을 했을 당시 “정계 은퇴를 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친황계로 분류되는 통합당 관계자는 “지금이야 패장이기에 나서기 어렵지만, 그가 보수진영의 진골 주자인 것은 분명하지 않으냐”며 “연말쯤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와 가까운 통합당의 한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로 당선된 이들 중에는 황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가 꽤 된다”고 했다.
반면 익명을 원한 수도권의 한 의원은 “통합당이 이 지경까지 오는 데 황 전 대표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그의 정치적 시효는 끝났다”고 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