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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지내는 황교안, 당 보니 어떠냐 묻자 "안 보려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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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요즘 어떻게 지낼까. 황 전 대표는 4·15 총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총선 당일인 15일 밤 물러났다. 이후 통합당은 2주째 리더십 공백 상황에서 표류 중이다.

29일 통화한 황 전 대표의 목소리는 의외로 밝았다. “저는 몸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교회도 다니고요. 해외에 안 나가고 국내에 있습니다.”

“밖에서 당을 보니 어떠냐”고 묻자 “안 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통합당은 총선에서 참패한 이후 ‘김종인 비대위’ 출범을 놓고 내홍에 빠진 상태다. 전직 당 대표로서 이를 보는 게 마음이 편치 않다는 뉘앙스였다. 황 전 대표는 “곧 보자”며 전화를 끊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제21대 총선이 치러진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상황실을 떠나고 있다. [중앙포토]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제21대 총선이 치러진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상황실을 떠나고 있다. [중앙포토]

그는 현재 서울 종로구 혜화동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다고 한다. 황 전 대표 측 인사는 “총선 당일 사퇴 표명 후 뒤풀이 회식자리는 없었다”며 “그 후 며칠간 조용히 낙선 인사를 다녔다”고 전했다. 이후 지난 26일 그가 다니는 서울 목동의 한 교회에 부인 최지영씨와 예배를 보고 나오는 모습이 인터넷 언론사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교회 앞에서 마스크를 쓰고 교인들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정치권에선 황 전 대표가 정치를 재개할 것인가를 놓고 말이 무성하다. “절대로 재기를 못 할 것”(23일 박지원 민생당 의원)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그 반대 전망도 적지 않다. 황 전 대표는 총선 당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기자회견을 했을 당시 “정계 은퇴를 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차량에 오르는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중앙포토]

차량에 오르는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중앙포토]

친황계로 분류되는 통합당 관계자는 “지금이야 패장이기에 나서기 어렵지만, 그가 보수진영의 진골 주자인 것은 분명하지 않으냐”며 “연말쯤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와 가까운 통합당의 한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로 당선된 이들 중에는 황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가 꽤 된다”고 했다.

반면 익명을 원한 수도권의 한 의원은 “통합당이 이 지경까지 오는 데 황 전 대표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그의 정치적 시효는 끝났다”고 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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