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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코로나 봉쇄 부분해제 뒤 다시 확산 조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방호복을 입은 독일 의료진이 베를린 리니켄도르프 지역의 한 외부 센터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방호복을 입은 독일 의료진이 베를린 리니켄도르프 지역의 한 외부 센터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봉쇄 조치를 일부 완화한 독일에서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다시 증가했다. 봉쇄령 완화가 재확산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메르켈, "사회적 거리 두기 철저히 지켜야"

28일(현지시간) 도이치빌레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독일 질병통제기관인 로버트 코흐 연구소(RKI)는 바이러스 재생산지수인 ‘R’값이 0.7에서 1로 다시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R값은 감염병 환자 1명이 다른 사람한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감염력을 의미한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R값을 1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유럽연합이 의료 기기의 자급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유럽연합이 의료 기기의 자급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독일 정부는 지난 20일부터 면적 800㎡ 이하의 소규모 상점의 영업을 허용하는 등 폐쇄 조치를 부분적으로 해제했다. 봉쇄령은 5월 3일까지 유지하지만 경제 활동은 이미 시작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R값이 다시 1로 높아지면서 경제 활동 재개를 위한 출구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봉쇄조치 완화가 재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별한 조치 없이 봉쇄령을 풀 경우 인구 70%가 감염될 때까지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메르켈 총리도 지난 23일 의회 연설에서 “코로나19는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아직 초기 단계”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경고했다.

확산세 둔화한 유럽, 출구 전략 구체화

한편 유럽 각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자 봉쇄령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과 그리스는 5월 4일, 프랑스는 5월 11일부터 이동 제한과 상점 영업 제한을 풀 예정이다.

유럽에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스페인도 5월 4일부터 점진적으로 완화하기로 했고, 포르투갈은 다음 달 2일 종료 예정된 ‘국가비상사태’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유럽연합(EU)도 회원국 간 국경 통제 조치 완화 논의를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각국은 버스와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 운행을 정상화하고 각급 학교에 내려진 휴교령도 단계별로 해제한다. 결혼식·장례식 등 모임의 참석 가능 인원도 늘어나 사람들의 만남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각국은 재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탈리아는 마스크 수요가 늘 것을 대비해 하루 1200만 개를 시중에 풀고, 가격 상한제도를 도입해 개당 700원에 판매하기로 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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