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발 신 항암제 1상 임상시험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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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항암제가 제 1상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쳐 또하나의 국산 항암제 신약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종근당 종합연구소(소장 홍청일) 는 93년 서울대약대와 공동개발한 캄토테신(Camptothecin) 계 항암제 `CKD 602´에 대한 제 1상 임상시험 결과 안전성이 확인됐고 일부 암에는 뛰어난 약효를 보였다고 2일 밝혔다.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방영주 교수팀이 지난 1년간 실시한 제 1상 임상시험에서는 기존 치료법으로 치료가 어려운 진행성(말기) 암환자 16명을 대상으로 CKD 602를 투여해 부작용 등 안전성과 약효를 조사했다.

임상시험 결과 기존 항암제에서 문제가 된 골수독성과 설사 등 부작용이 현저히 적어 안전성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난소암과 위암 환자 각각 1명은 종양면적이 50% 이상 감소, 객관적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 교수는 "CKD 602는 반감기가 기존 항암제보다 1.5배 정도 길고 설사 등 부작용이 거의 없는 등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기존 항암제와 비슷한 약효만 있어도좋은 항암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약효검증 등을 위해 이달부터 서울대병원 등 7-8개 병원과 함께 기존 항암치료에 내성이 있는 재발성 위암과 난소암 소세포 폐암, 대장암 등 4개 암 환자 200명(암종별 50명) 을 모집, 제 2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캄토테신은 중국 원산의 희수나무에서 추출되는 알칼로이드(alkaloid) 물질로 캄토테신계 항암제는 암세포의 분열과 증식에 중요한 토포아이소머레이즈-1(Topoisomerase-1) 이라는 효소의 작용을 막아 암을 억제하며 세계 항암제 시장(약 120억달러규모) 에서 10억 달러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KD 602는 지난달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청 내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심의를 마쳤으며 제 2상 임상시험이 끝나는 내년 하반기에는 제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 종합연구소 홍청일 소장은 "전임상시험과 제 1상 임상시험 결과가 좋아 CKD 602가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며 "현재 CKD 602에 대해 미국, 일본,EU 등에 물질 및 제법특허를 출원 또는 등록중이며 4-5개 다국적 기업과 기술수출 및 판매제휴를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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