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에 멈춘 김정은 특별열차…"한미, 위중설 돌때 이미 파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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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북한 원산시 북서부 김정은 국방위원장 전용 별장지구 바로 아래 있는 전용 역에 김 위원장 특별열차가 정차하고 있는 모습. 미국의 대북전문 매체 38노스는 상업 인공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특별열차가 15~21일 사이 원산 별장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3일 북한 원산시 북서부 김정은 국방위원장 전용 별장지구 바로 아래 있는 전용 역에 김 위원장 특별열차가 정차하고 있는 모습. 미국의 대북전문 매체 38노스는 상업 인공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특별열차가 15~21일 사이 원산 별장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로이터=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칩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가 원산 별장 전용 역에정차된 모습이 인공위성 사진에 의해 확인됐다. 미국의 대북 전문매체인 38노스가 지난 21일과 23일 민간 상업위성 사진에서 김 위원장의 원산 별장 바로 아래 위치한 전용 기차역에 약 250m 길이의 특별열차가 정차된 모습을 식별했다.

38노스, 21·23일 열차 위성사진 공개 #소식통 "北 지도자 건강 중국 안 맡겨" #뉴스위크, 미 고위 정보 관리 인용해 #"18일 최종적 김정은 생존 증거 확보, #이후 위중해졌다는 어떤 증거도 없어" #"북한군 동향 변화 없는 건 중요 지표"

38노스가 분석한 상업 위성사진들에 따르면 원산시 북서부 외곽 김 위원장 전용 빌라 여러 채가 있는 별장 단지 바로 아래에 위치한 김 위원장 일가 전용 기차역에서 지난 21일 처음으로 특별열차가 포착됐다. 특별열차는 이후 23일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고 있었다. 하지만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5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선 특별열차는 없이 기차역은 비어 있었다.

지난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원산 별장단지 전용 기차역을 포착한 인공위성 사진. 구름 아래로 열차가 정차해 있는 모습이 보인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원산 별장단지 전용 기차역을 포착한 인공위성 사진. 구름 아래로 열차가 정차해 있는 모습이 보인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5일 상업위성 사진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원산 별장 전용 기차역은 특별열차 없이 비어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5일 상업위성 사진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원산 별장 전용 기차역은 특별열차 없이 비어 있다.[로이터=연합뉴스]

38노스는 이에 "위성사진은 15일~21일 사이 김 위원장 전용 열차가 이곳에 도착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열차가 김 위원장의 현재 소재를 입증하거나 건강에 관해 무언가를 보여주진 않지만, 그가 동해안 전용 별장에 머물고 있다는 보도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앞서 지난 22일 정부 소식통들은 인용해 "김 위원장이 김여정ㆍ조용원 제1부부장 등 측근들을 대동하고 원산 별장에 머물며 현지 지도와 정상적인 통치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 겸 38노스 편집장은 "더 최근 인공위성 사진을 입수하진 못했기 때문에 열차가 여전히 거기 머물고 있는지는 모른다"라면서 "위중설이 보도됐던 이번 주초에는 김 위원장이 원산에 있었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다"라고 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미 CNN 방송이 지난 20일 김 위원장 위중설을 보도했을 당시 원산 별장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한·미 모두 김 위원장이 지난주 원산 별장으로 간 사실은 파악하고 있었다"며 "당시 건강에 특별한 이상 징후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두 명의 고위 미국 정보 관리도 뉴스위크에 "18일을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이 생존해 있다는 증거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후 그의 건강이 위중하다는 어떤 증거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북한 지도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긴 힘들어도 북한군 동향에 아무 변화가 없다는 건 아주 큰 지표"라고도 했다. 북한군 움직임에 이상 징후는 없다는 뜻이다.

다른 소식통은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가 의료진과 함께 방북했다는 보도도 확인된 게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수뇌부의 생명을 중국 의료진 손에 맡긴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프랑스 의료진에 심장질환 치료를 받은 바 있지만 프랑스 의료진의 최근 방북 움직임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중국 고위 대표단이 지난 23일 의료진을 대동해 북한을 방문했다고 보도했고, 아사히신문도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중국 지도자의 건강관리를 전담하는 인민해방군총의원(301병원) 의료전문가 50명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 연구원은 "김 위원장 특별열차가 원산에서 목격됨에 따라 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피해 숨어 있거나, 국제 사회가 혼란에 빠진 것을 웃으며 지켜보고 있는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지에서 미사일·로켓 시험 발사 참관 행사로 자신의 건재를 과시할지 궁금하다"고 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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