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은경, 美학술지에 코로나 논문 냈다…주제는 '콜센터 감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뉴시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국내 연구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분석한 논문을 발행했다. 정 본부장이 코로나19 관련 논문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6일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발행하는 의학학술지 '신종 감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s) 최신호 온라인판에 따르면, 정 본부장과 연구진은 '한국 콜센터에서의 코로나 바이러스 집단발병'(제1저자 박신영)을 제목으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8월 공개를 앞두고 사전 발행됐다.

정 본부장은 교신저자(책임저자·corresponding author)로 이름을 올렸는데, 교신저자는 다른 연구진과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연구 기여자다. 일반적으로 책임자 격이다. 논문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정 본부장과 연구진의 연구 주제는 콜센터 집단감염으로, 지난달 서울 구로의 한 건물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사태와 이에 따른 방역 방안이다. 논문에는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등의 방역 담당자들도 참여했다.

연구팀은 콜센터 건물에 근무·거주·방문했던 1143명 중 9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중 최초 확진자가 나온 11층의 발생률이 전체 건물 평균 8.5%보다 크게 높은 43.5%에 달했다고 밝혔다.

정은경 본부장과 연구팀은 논문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구로구 한 빌딩의 11층 자리배치도를 표현했다. 파란색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콜센터 직원의 자리다. 사진 학술지 '신종 감염병' 홈페이지 캡처

정은경 본부장과 연구팀은 논문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구로구 한 빌딩의 11층 자리배치도를 표현했다. 파란색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콜센터 직원의 자리다. 사진 학술지 '신종 감염병' 홈페이지 캡처

논문에는 무증상 감염자의 2차 감염 여부에 대해서도 담겼다. 연구팀은 무증상 감염자의 경우 가족 접촉자 17명 중 2차 감염자가 한명도 없었다고 보고했다.

또, 연구팀은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이뤄진 방역과정도 논문에 소개했다. 지난달 9일 건물에서 코로나19 환자가 확인된 직후 건물을 폐쇄하고 건물에서 5분 이상 머물렀던 이들을 추적해 1만 6628건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노력이 논문에 담겼다.

특히, 연구팀은 건물 11층 콜센터 직원들의 자리 배치를 그림으로 만들어 공개했다. 그림에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의 자리를 별도로 표기했다. 밀집된 근무 환경이 코로나19 확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보여주기 위함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건물 엘리베이터와 로비에서 서로 다른 층에 있는 작업자들 사이에 상당한 상호 작용이 있었는데도 코로나19의 확산은 거의 11층으로 제한됐다"며 "콜센터와 같은 고밀도의 작업 환경이 코로나19 확산에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