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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극복에 써달라"… 노역으로 번돈 기탁한 교도소 수형자들

중앙일보

입력

교도소에 수감 중인 수형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을 기탁했다.

22일 대전교도소 수형자들이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박용훈 사무처장(왼쪽)에게 코로나19 성금을 기탁하고 있다. [사진 대전사회복지모금회]

22일 대전교도소 수형자들이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박용훈 사무처장(왼쪽)에게 코로나19 성금을 기탁하고 있다. [사진 대전사회복지모금회]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대전교도소 수형자 474명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데 써달라”며 성금 836만8000원을 전달해왔다고 22일 밝혔다. 모금에는 대전교도소 수형자 중 20%가량이 참여했다고 한다.

대전교도소 수형자 474명 성금모금 동참 #노역장 작업 통해 번 돈으로 자발적 참여

대전교도소 내 모범수형자 자치토론회에 참가하고 있는 A씨(40대) 등은 이달 초 “국민이 어려움을 엮고 있는데 우리도 조금이나마 보태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교도소 측은 수형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데다 취지자 좋다고 판단, 성금 모금을 허락했다.

A씨 등은 수형자들이 노역하는 각 작업장에서 모금의 취지를 설명하고 참여를 독려했다. 금전적인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1인당 기부금액은 2만원으로 제한했다. 지난 4일부터 이뤄진 모금에는 순식간에 400여 명이 넘는 수형자들이 동참했고 모금액도 800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성금 모금에 동참한 한 수형자는 “비록 죄를 짓고 복역 중이지만 국가적 위기 극복에 동참하자는 취지로 모금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대전교도소 관계자는 “수형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성금 기탁에 놀랐다”며 “수형 생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코로나19로 경제적으로 힘들 시민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모금에 동참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사회복지모금회는 이들이 기탁한 성금을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을 하지 못해 어려운 저소득 가정과 예방·치료 등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한편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현재 ‘코로나19 특별모금’을 진행 중이다. 성금 접수는 전용계좌(하나은행) 등을 통해 가능하며 기부금영수증도 받을 수 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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