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20일 총선 후 첫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수습의 가닥을 잡지 못했다. 오히려 일부 낙선 의원을 중심으로 보수 유튜브 채널 등에서 주장하는 ‘사전투표 부정 의혹’에 동조하는 발언이 나왔다.
“의원총회 발언자 3분의 2가 #비대위원장 당내서 찾자 주장”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에 뜻을 모았다.
심재철 대표권한대행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다수가 ‘신속하게 비대위 체제로 넘어가 상황을 수습하는 게 낫겠다’고 했다”며 “의총에서 이런 의견을 얘기하고 빠르게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심 권한대행은 앞서 17일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오후 의총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비대위 체제를 길게 끌고가거나 당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것에 대한 반대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지도부의 오전 결정을 다수 의원이 비토한 것이다.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서 당선된 박덕흠 의원은 의총 도중 밖으로 나와 “비대위를 외부에 맡기지 말고 당 내부에서 비대위원장을 찾자는 의견이 3분의 2 정도로 다수였다”고 전했다.
결국 당 지도부는 현역 의원들과 새로 당선된 이들 모두에게 의견을 물어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심 권한대행은 의총이 끝난 뒤 “다양한 의견이 나왔고, 하나로 합일되지 않았다”며 “당 진로를 결정하는 문제인 만큼 모든 의원과 새 당선인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그 의견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종인 비대위’ 체제의 가동 여부도 불확실해졌다. 김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도와달라고 요청해도 할지 말지 고민 중인데, 자꾸 내 이름을 가지고 이러고저러고 논의하는 자체가 굉장히 불쾌하다. 기분이 나빠서라도 별로 관심을 갖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사전투표 부정 의혹 주장도 나왔다고 한다. 심 권한대행은 “민경욱 의원이 선거가 뭔가 이상하다고 해서 구체적으로 의견을 얘기하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인천 연수을의 민 의원은 사전투표에서 6100여 표 차가 나 결국 2893표 차로 패했다.
윤정민·김홍범 기자 yunj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