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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젊은층 암, 잦은 스트레스가 ´주범´

중앙일보

입력

한창 일할 나이에 암에 걸리는 ´젊은 암환자´ 가 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부분의 임상의들은 젊은 암환자들이 눈에 띠게 늘어나면서 전체 암환자의 평균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연세대의대 내과 송시영 교수는 "위암에 걸린 현역 군인이나 대학생, 췌장암에 걸린 젊은 직장인 등을 비롯 중.노년기 질환으로 알려진 암이 35세 이전에 발생하는 경우가 최근 들어 크게 늘고 있다" 고 말한다.

최근 젊은층의 암환자 증가에 대해 환경오염 등과 함께 대두되는 주요 원인중 하나가 스트레스다.

서울대의대 종양내과 허대석교수는 "같은 발암 물질을 투여한 쥐라도 지속적인 통증을 준 쥐와 그렇지 않은 쥐의 암발생율을 비교해 보면 전자의 경우가 훨씬 암 발생율이 높다" 고 말한다.

암은 세포의 일부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발생한다. 스트레스가 세포의 DNA를 변화시켜 돌연변이를 유발하기 쉬운데다 면역기능을 떨어뜨려 암발생율을 높인다.

암은 암발생을 촉진하는 발암유전자와 이를 차단하는 억제유전자간의 균형이 깨졌을 때 발생하는데 스트레스가 이 균형을 깨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는 것.

서구의 연구결과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계속 10년 이상 받은 사람은 스트레스 없는 직장생활을 한 사람에 비해 대장암 발생율이 5배나 높았다는 보고도 있다.

서울대의대 정신과 정도언교수는 "이전에는 스트레스와 관련된 질병으로 고혈압.소화성 궤양.과민성 대장염.가려움증.두통.심장병 등 자율신경계와 관련된 질환들을 지목했으나 최근엔 스트레스가 암을 포함 모든 질병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고 밝힌다.

물론 암발생에 스트레스가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하지만 특히 암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이 장기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기능 저하 등으로 인해 암발생 위험이 증폭되는 것이다.

정교수는 "스트레스 없는 삶이란 있을 수 없다" 고 전제하고 "주어진 스트레스를 어떻게 대처하는가가 중요하다" 고 강조한다.

스트레스 해소의 첫걸음은 스트레스가 단기간에 중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 스트레스는 실직.이혼 등 나쁜 일 뿐 아니라 결혼.승진과 같은 기쁜 일들도 포함된다.

따라서 이직 등 직업상 큰 변화가 있는 시기엔 이사등 가정에서의 변화를 가급적 다음 시기로 미루는게 좋다.

직장인이라면 혼자서 모든 일을 다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정교수는 "남에게 일을 못 맡기고 모든 일을 혼자서 해야 하는 강박성격의 완벽주의자들은 늘 스트레스에 묻혀 살기 마련" 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주위사람을 적절히 활용할 것을 권한다. 즉 자신이 반드시 해야할 중요한 일, 주위에 맡긴 후 챙겨보기만 하면 되는 일, 전적으로 남에게 맡겨도 될 일 등을 구분해서 처리해야 한다.

평상시 규칙적인 운동.식사.숙면등을 취하면서 술.담배.약물.카페인 음식 등을 삼가하고, 경쟁하지 않는 취미생활을 가지는 것은 상식적인 문제지만 실천이 쉽지 않다. 잠자리에서의 복식호흡.명상 음악감상 등도 도움이 된다.

또 편안한 자세에서 혼자 ´몸이 가벼워 지고 있다´ ´어깨가 점점 편해진다´ 는 등의 상상을 하면서 몸의 긴장을 푸는 일, 팔.얼굴.어깨.다리 등을 돌아가면서 근육의 힘을 줬다 빼는 등의 바이오피드백을 이용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익히는 것도 좋다.

이와함께 암예방수칙을 지켜야하는 것도 중요하다. 폐암 예방엔 금연, 위암 예방은 짠음식과 불에 탄 고기 먹지말기, 피부암 예방엔 자외선 차단 등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줄여야 한다.

황세희 전문위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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