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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예배 128번 부산 확진자, 증상 발현후 열흘간 일상생활

중앙일보

입력

확진 환자들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부산의료원. 송봉근 기자

확진 환자들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부산의료원. 송봉근 기자

부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 난 128번 환자(58)가 증상발현 후 열흘간 병원과 직장·식당을 방문하는 등 일상생활을 한 것으로 확인돼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버지에 이어 딸인 부산의료원 간호사 확진 #부녀가 접촉한 교회신자,의료진 등 전수검사 #부산의료원 5~7층 격리, 외래진료 등 중단 #보건당국 “정확한 감염경로 아직 확인안 돼”

부산시는 전날 확진자로 판명 난 128번 환자와 129번 환자(25·여)의 동선을 20일 공개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인 부산의료원 간호사인 129번 환자는 128번 환자의 딸이다. 부산지역 누적확진자는 129명으로 늘었다.

부산 동래구 한 고교의 행정실 직원인 128번 환자는 지난 8일 몸살·피로감·어지러움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이 환자는 다음날 학교에 출근했다가 북구 만덕동 센트럴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귀가했다. 이어 9일과 10일에는 학교에 들렀다가 다시 센트럴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구포2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11일에는 자택에 머문 뒤 12일 강서구 새날교회에서 부활절 예배를 보고 김해의 한 손짜장집을 들러 식사를 했다.

13~14일에는 학교·자택을 오가고 15일 함안에 있는 모친댁을 방문했다. 16일에는 학교에 출근한 뒤 센트럴 병원과 북구 화명일신기독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17일에는 학교·자택을 오간 뒤 18일 부민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128번 환자가 방문한 새날교회 접촉자 149명, 병원·약국·식당 등 13곳의 접촉자 147명, 교직원 등 학교 접촉자 60명 등 356명을 자가(자율)격리 조치했다. 이어 교회 접촉자에 대해서는 전수 검사에 들어가는 한편 교회를 2주간 예배를 중지하도록 했다. 학교는 방역소독을 하고 교직원을 2주간 재택근무하도록 했다.

확진 환자들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부산의료원. 송봉근 기자

확진 환자들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부산의료원. 송봉근 기자

129번 환자는 증상이 미미해 최초 증상발현일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지난 4일과 14일, 17일 북구 부모 댁에 들른 것 외에 근무지인 부산의료원과 기숙사를 오가다 10일 사직1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버지가 확진 판정을 받자 곧바로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9번 환자는 대구지역에서 이송된 코로나19 환자가 입원치료를 받는 부산의료원에서 9명의 환자를 담당했다. 이에 부산시 보건당국은 의료원 5~7층을 다음 달 4일까지 부분 격리하고 확진자가 근무한 병동의 접촉자 157명을 포함해 의료진과 직원 등 856명 전원을 검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부녀의 감염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부산시는 의료원에서 환자에게서 딸인 간호사가 감염돼 아버지에게 옮겼는지, 지역사회 감염으로 아버지가 딸에게 감염시켰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산에서는 지난달 24일부터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들 부녀 역시 해외여행 이력이 없어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된다. 부산에선 지난달 24일부터 108번~127번까지 20명의 해외입국자만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부산에선 타지역에서 이송된 12명을 포함해 27명의 코로나19 환자가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19일까지 해외입국자 3027명과 확진자와 접촉한 155명 등 3182명이 자가격리 조치 중이다. 128번과 129번 환자가 발생하면서 자가격리대상은 늘어날 전망이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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