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해로 극복해야 할 부부 성트러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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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서로 자라온 배경과 개인적인 성격, 기호 등이 틀리지만 조화롭게 삶을 이루어 나가고 또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한다. 거의 대부분의 커플들은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잘 해결해 나가지만, 어느 정도의 사소한 불혈화음이 부부 사이에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서로 틀린 배경에서 지내온 부부가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이해하면 그만큼 더 부부생활이 윤택해 질 것이다.

부부 사이의 성생활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성에 대한 반응은 정신적인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매우 예민하고 자기 자신들도 조절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따라서 상대방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부인에 의해 남성의 성기능 장애가 오는 경우

일반적으로 부인에 의해 남성의 성기능 장애가 오는 경우를 살펴보면 남편이 부인에게 심적인 부담감을 느껴 자신감을 잃어버린다든지 부인이 성교동통과 부부관계 때 질에 경련이 있는 경우에 남편은 상대에 대한 미안함이나 부담감으로 쉽게 성의힘이 없어져 원만한 부부 관계를 못하게 될 때 등이다.

또한 어떠한 이유로 몇년간 성행위를 못하는 경우에는 자신도 모르게 기능이 쇠퇴해져 남성의 발기부전이 온다. 그리고 부인의 과다한 요구에 남자의 능력이 미치지 못하거나 남자의 성능력이 변강쇠만큼이나 세어야 한다는 잘못된 성지식을 부인이 가진 경우에도 그 자체가 심리적 부담이 되어 남성의 능력을 떨어뜨린다.

일시적으로 남성의 기능이 저하되었을 때 부인의 이해심 부족으로 성장애의 깊은 골에 빠진 경우는 흔히 있다.

서로 갈등을 느끼다가 해결책을 찾고자 클리닉을 찾은 40대의 K씨 부부 이야기이다.

"여자의 마음도 이해해 주셔야죠. 갑자기 부부관계가 없으니 어느 여자가 불안하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남편과 나란히 들어온 부인은 답답한듯 하소연하고 남편도 이해는 가지만 자신도 답답하다는 표정이었다. K씨는 불경기의 여파로 사업이 어지간히 힘든 상태였다. 가뜩이나 물건이 안팔리는 시기에 돈을 빌어 쓴 빚쟁이에게서 독촉이 오니, 사업을 그만둘 수도 없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K씨는 자신의 운명이 야속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던 중에 갑자기 부부관계때 아래에 힘이 없어지며 남성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가! 이런 현실에 충격을 받은 K씨는 엉겁결에 부인을 멀리하게 되었다.

그러자 엎친데 덮친격으로 K씨의 부인은 풀이 죽어 있는 그에게 성생활의 불만을 얘기하며 부담을 주기 시작하였다. 혹시 다른 여자라도 생겨서 자기를 멀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 때문이었다. 여자로서는 당연한 걱정이었다.

그러나 남편의 심정은 부인의 생각과는 반대로 죽을 지경으로 참담하였다. 부인의 이해심 부족으로 남자에게 부담을 주었고,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이 부족하여 악순환의 과정을 겪게 된 것이다. 결국 K씨는 부인의 강요에 못이겨 어쩌다가 성교를 시도하면 영락없이 남성의 힘이 없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고, 점점 더 관계를 피하게 되었다.

이런 경우에 부인이 조금이라도 남편의 입장에 서서 따뜻하게 남편을 위로하고 격려하였으면 지금과 같은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남편에 의해 부인의 성기능이 유발되는 경우

이와는 반대로 남편에 의해 부인의 성기능이 유발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예로는 남편의 일방적인 성행위 요구와 행위를 함으로써 불감증, 성교동통과 질경련 등의 여성의 성장애가 유발된다.

발생할 수 있는 성기능장애

여기서 여성과 남성에서 어떠한 성장애가 일아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로 한다.

남성의 성기능장애에서 발기부전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발기부전이라는 것은 성행위시 발기가 되지 않아 성행위를 만족하게 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하며 흔히 임포텐스라고 불리워진다.
여성의 경우에는 보다 다양하며 복잡한 양상을 띄며 극감기(오르가즘) 결여 등의 성반응의 이상과 성교를 할 때 아픈 성교동통이 주를 이룬다.

그 외에 부부관계를 하고 싶은 생각이 나지 않는 성욕결여, 부부관계를 할 때 남편의 의사에 응하지만 여성 자신은 좋다는 감정이 나지 않는 불감증, 성교를 할때 질이 경련을 일으켜 더 이상 성교가 어려운 질경, 성교를 할때 배뇨하는 현상, 그리고 성교후에 오줌소태 등을 들 수 있다.

성행위는 여자와 남자가 서로 노력해서 이루는 결실이라는 평범하지만 망각하기 쉬운 진리를 깊이 생각하여야 한다.
이렇듯 부부관계는 어느 한쪽만으로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이해하며 노력하여 이루어 나가는 하나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한쪽만의 입장만 요구할 때는 상대방이 상처를 입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특히 남자의 경우, 성행위에서 훌륭히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수적인 남성의 발기문제를 비롯하여 성행위에 있어서의 남성의 질적 평가는 부인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예전에 소외되었던 여성의 역할이 필수적으로 부각되어야 한다.

그리고 여성 스스로가 여성 성문제를 참으면서 지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질환으로 여기고 남편과 함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혹시 부부의 성생활에 약간의 문제라고 있으면 서로 솔직한 대화를 나누며, 부부가 같이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하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분당제생병원 비뇨기과 과장 김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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