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요법으로 젊은 심장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늙은 쥐의 심장에 유전자를 주입시켜 쥐의 심장을 나이의 3분의1 정도로 젊게 만드는 실험이 성공했다.

하버드 대학 의대 연구팀은 미국심장협회(AHA)가 발행하는 전문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 최신호에 기고한 연구결과를 통해 이처럼 밝히고 인간으로 말하면 70세 노인의 심장을 25세 청년의 심장처럼 젊게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하버드 의대 로저 하야르 조교수겸 보스턴 주재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심장전문의는 심장세포 속에 있는 칼슘의 조절을 도와주는 ´SERCA2a´라는 유전자를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라는 감기 바이러스에 실어 약 26개월된 늙은 쥐의 심장에 주입했다.

쥐의 수명은 보통 30개월이므로 인간으로 말하면 70세 정도 되는 쥐라는 것이 하야르 교수의 설명이다.

이틀뒤 늙은 쥐의 심장은 6개월된 쥐의 심장처럼 힘차게 뛰기 시작했다.

이 연구는 고혈압이나 동맥경화가 아닌 노화로 인한 심장병을 유전자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번째 연구결과라고 하야르 교수는 말했다.

인간의 심장세포에 있는 칼슘성분은 근육을 수축하는데 필요하지만 칼슘이 너무 많을 경우 심장이 충분히 이완될 수 없다. 하야르 교수는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심장이 ´경직´되기 때문에 혈액을 효과적으로 내뿜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심장이 경직되면 ´울혈성 심부전(鬱血性 心不全)´이라는 증세를 보이게 되며 이 증세는 심장이 펌프질하는 힘을 잃으면서 내뿜어진 혈액이 폐와 순환계통으로 되돌아오는 증세라는 것이다.

하야르 교수는 쥐의 실험에서 유전자 치료법의 가설을 입증하는데 성공하기는 했지만 쥐를 상대로 성공했다고 해서 인간도 똑같은 효과를 보이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3-5년 정도는 더 있어야 인간을 상대로 실험을 할 수 있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댈러스<미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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