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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아낀 외식비로 명품 샀다”…男心 잡은 백화점

중앙일보

입력

강남점 남성전문관 '멘즈 라이브러리.' 사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남성전문관 '멘즈 라이브러리.'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百, 남성명품 매출 11% 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오프라인 매출이 줄었지만 일부 제품군 매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명품과 고급 그릇 등 고가 제품군 판매가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16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이번 달 신세계백화점 남성 명품매장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1% 증가했다(1~13일 기준). 이는 이 백화점 남성 제품 매장의 전체 매출이 21.6%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 전체 매출액은 13.0% 감소했다. 코로나19로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가 줄었는데도, 남성용 명품 매출은 오히려 늘어났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이후 명품 매출이 늘어나는 건 이 백화점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롯데백화점이 이번 달 진행한 정기세일 실적 분석에 따르면, 이 백화점 전체 매출은 15.4% 줄었지만, 명품 매출은 오히려 5.4% 늘었다(3일~7일 기준).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진행한 정기 세일에서 전체 매출이 12.6% 하락하는 동안 명품 매출은 5.3% 신장했다.

이성환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상무)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패션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간 남성 전문관을 꾸준히 강화해온 결과, 남성 소비자가 백화점 매출 상승을 이끄는 상황이 왔다”고 분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1년 강남점에 국내 최초 남성 전문관을 선보인 이후 남성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남성 전문관 개관 직전(2010년) 전체 매출의 28.1%였던 남성 소비자 매출은 지난해 35.8%로 증가했다.

강남점 남성전문관 '멘즈.' 사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남성전문관 '멘즈.' 사진 신세계백화점

남성 명품이 여성 명품보다 신장률 더 높아

이와 같은 해외 명품 매출 증가는 고가(高價) 제품의 경우 직접 눈으로 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에서 주로 팔리던 제품의 다수가 온라인 쇼핑에서 팔리고 있지만, 수백만원 상당의 제품은 여전히 확인하지 않고 구입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현종혁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코로나19로 소비심리는 위축돼 있지만, 해외 패션이나 명품은 상황이 다소 다르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부분은 신세계백화점 남성 명품매장 매출 신장률(11.1%)이 전체 명품 매출 신장률(3.3%)의 3배가 넘는다는 점이다. 연령별로 20~30대 남성 소비자가 명품 매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30대 남성이 가장 많은 명품을 사들였고(37.8%), 20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명품 소비 금액을 53.6% 늘렸다.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 남성 소비자가 백화점 패션매장을 찾는 이유에 대해서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분출하고, 외출을 줄이면서 아낀 외식비·아웃도어 구입비 등을 모아 명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품을 접할 기회가 많아 명품 브랜드에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20대·30대 소비자가 코로나19로 보다 자기주도적인 소비를 하는 성향이 강해졌다는 설명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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