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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시민당 모두 17~18석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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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손학규 민생당 대표가 15일 오후 각 당사 선거 상황실에서 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 민생당 대표가 15일 오후 각 당사 선거 상황실에서 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여야가 몸싸움까지 불사하며 도입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거대 위성정당의 탄생으로 무용지물이 됐다. 공직선거법 개정에 앞장섰던 심상정 정의당 대표마저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던 의석 배분 산식도 무의미해졌다. 비례대표 선거에 참여한 정당 중 지역구 선거에서 당선인을 배출할 가능성이 있는 정당은 정의당인데, 그나마 1석에 불과해서다.

정의당 5~6석, 민생당은 0~2석 #‘준연동형’ 앞장섰지만 성적 초라 #지역구 안 낸 국민의당 3~4석 전망 #친여 열린민주당도 3~4석 그칠 듯

15일 오후 11시 현재 정당 득표율은 미래한국당 34.1%→더불어시민당 34%→정의당 8.8%→국민의당 6.1%→열린민주당 5%→민생당 3.3% 순(개표율 9.5%)이다. 이를 연동형 30석, 병립형 17석 배분 산식에 따라 계산한 결과 미래한국당 17~18석, 시민당 17~18석, 정의당 5~6석, 국민의당 3~4석, 열린민주당 3~4, 민생당 0~2석으로 나타났다. 3% 미만을 득표한 그 밖의 정당들은 의석을 배분받지 못한다.

이에 따라 시민당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14번) 후보가 안정권에 들어왔고, 미래한국당은 정운천(16번) 의원이 당선권에 진입했다. 정의당에서는 박창진(6번) 후보, 열린민주당에선 김의겸(4번) 후보, 국민의당에선 김근태(4번) 후보, 민생당에선 김정화(3번) 후보 등이 당선권 경계에 서게 됐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5일 오후 각 당사 선거 상황실에서 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5일 오후 각 당사 선거 상황실에서 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 전 친여(親與) 성향의 열린민주당과 지지층이 겹쳐 득표율 잠식을 우려했던 시민당은 이날 오후 6시15분 지상파 3사(KBS·MBC·SBS)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방송사에 따라 최소 16석(KBS·MBC)에서 최대 20석(SBS)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당초 시민당의 목표 의석수는 17석이었다. 민주당은 시민당에 자당 비례대표 후보 20명을 보내면서 “기존 병립형 의석으로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는 7석에 만족하겠다”며 11번 이후부터 배치토록 했다.

미래한국당은 시민당과 대등한 성적표를 거뒀지만 표정은 어두웠다. 모(母)정당인 통합당의 지역구 의석수 전망이 예상보다 저조해 민주당과 시민당의 단독 과반을 저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미래한국당은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최소 16석(SBS)에서 최대 21석(KBS)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민주당의 제2 위성정당을 자임했던 열린민주당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초반 10%를 웃돌았던 기세를 본선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도 열린민주당은 0~3석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오후 각 당사 선거 상황실에서 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오후 각 당사 선거 상황실에서 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기존 원내 정당으로 연동형 비례제 도입에 앞장섰던 민생당과 정의당은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진 격이 됐다. 당초 정의당은 비례대표 선거에서 20% 득표를 자신하며 목표 의석 수를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으로 잡았다. 민생당의 경우 본진인 호남 지역구 선거에서 민주당에 완패했고,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비례대표 개표는 16일 오전 8시쯤 종료될 전망이다. 지역구 개표보다 늦어지는 건 이번 비례대표 선거에 사상 최다 정당이 참여하면서 개표를 수작업으로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개표가 마무리되면 중앙선관위의 의석 산정과 배분 작업을 거쳐 오후 5시 중앙선관위 전체회의에서 비례대표 당선인을 최종 확정한다.

한편 시민당은 의석수에 따라 총선 직후 민주당과 즉시 합당키로 했던 방침을 바꿀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종걸 시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지역구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되면 향후 교섭단체 구성 등에 변화할 수 있는 상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1대 국회 출범 후 구성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추천위원회 구성은 물론, 사실상 2개의 여당이 국회 운영을 좌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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