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럽 차 공장 속속 재가동…부품 대란 없지만 판매 안살아나 문제

중앙일보

입력

14일부터 재가동하는 현대차 체코공장. 사진 현대자동차

14일부터 재가동하는 현대차 체코공장. 사진 현대자동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멈춰섰던 유럽의 자동차 공장들이 속속 가동을 재개할 모양새다. 중국에 이어 유럽 소재 공장들도 정상화 채비에 들어가면서 우려했던 부품 조달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가동을 중단했던 현대차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 13일부터 부분적으로 재가동을 시작했다. 현대차 측은 “러시아 정부의 이동제한 조치(락다운)는 계속되고 있으나 철저한 방역을 조건으로 공장 가동을 개시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체코 공장도 14일부터 가동을 재개한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은 이미 지난 6일부터 정상 가동을 하고 있다. 동유럽 국가들은 강력한 초기 대응과 이동제한 조치로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사망률 모두 서유럽에 비해 현저히 낮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요타 프랑스 공장에서 생산하는 컴팩트카 야리스. 사진 도요타

도요타 프랑스 공장에서 생산하는 컴팩트카 야리스. 사진 도요타

5월에는 글로벌 업체 유럽 공장 대부분 재가동 

현대차 터키 공장의 가동 중단 기간은 19일까지 일주일 연장됐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추이를 보면 재가동이 멀지 않아 보인다.

도요타는 유럽 최대 생산기지인 프랑스 공장을 22일부터 재가동하기로 했다. 폴란드 공장 가동도 23일에 재개한다. 멈춰있는 영국∙체코∙터키 공장도 현재 계획한 중단 기간인 5월 1일 이후에는 가동을 재개할 계획이다.

이밖에 폴크스바겐도 오는 20일 스페인 팜플로나 공장의 재가동을 시작하는 등 유럽 소재 완성차∙부품 공장들의 재가동 기류가 뚜렷하다.

당초 유럽 공장 폐쇄가 길어질 경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부품을 조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또 국내 수입차 업체들도 부품 공백을 맞을 수 있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 최대 물류센터를 보유한 BMW도 4~5월은 국내에서 재고를 조달할 수 있지만, 유럽 가동 중단이 6월까지 이어질 경우 엔진오일 등 통상의 교환품이 아닌 부품의 교환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5월에는 상당수 유럽 공장들이 재가동할 것으로 보여 이제 그 가능성이 작아진 셈이다.

중국 베이치(北汽) 신에너지 자동차 공장은 최근 업무가 재개돼 생산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화망

중국 베이치(北汽) 신에너지 자동차 공장은 최근 업무가 재개돼 생산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화망

가장 빨리 정상화한 중국도 판매 바로 안 살아나

문제는 판매다. 공장과 영업점이 사실상 모두 정상화한 중국도 판매가 바로 되살아나지는 않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폴크스바겐의 경우 “중국 내 2000개 영업점이 모두 정상영업을 재개했고, 영업점을 찾는 고객 수도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완화로 3월 중국 자동차 판매가 2월 대비 반등했으나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43% 떨어진 수준이다. 중국의 2월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9% 하락했었다.

린화이빈 IHS마킷 애널리스트는 “4월에도 중국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4% 낮을 것”이라며 “자동차 판매는 올해 하반기에나 정상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가 (일부 국가가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현격히 잦아들어야 하는 대전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