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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권력 전면으로, 당 정치국 후보위원 1년 만에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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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김여정

김여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사진)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다시 권력의 중심부에 섰다.

냉면 막말 이선권도 후보위원에 #‘코로나 방지’ 인민회의 안건 채택

북한은 11일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회의를 하고, 김여정을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앉혔다고 12일 각종 매체를 통해 공개했다. 지난해 4월 정치국에서 제외된 지 1년여만의 복귀다.

정치국은 당 우위 국가인 북한에서 각종 정책과 인사를 결정하는 최고 권력 조직인 만큼 이번 인사로 막후 실세 역할을 하던 김여정이 권력 전면에 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김여정은 최근 공개 논평을 통해 청와대를 “저능하다”고 비판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친서 내용을 소개하는 등 공개적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따라서 향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북한 내부 정책에서 그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형제들은 막후에서 역할을 하거나 해외에서 생활하는 등 부각되지 않았는데 김여정은 다르다.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맡았던 김여정이 어느 부서로 복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최고 실세 부서인 조직지도부를 맡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군 출신으로, 김영철 당 부위원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선권 외무상도 정치국 후보위원에 진입했다. 이선권은 군복을 벗은 뒤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자격으로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 관여하고, 올해 초 외무상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찾은 한국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해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김정은 시대 들어 승승장구하고 있는 박정천 총참모장은 이번에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한 계단 올라섰다. 김 위원장은 “현대전에서 포병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최근 신형 단거리 발사체 개발을 독려했는데, 포병 출신인 박정천과 김 위원장의 개인적인 관계가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박정천은 김 위원장의 김일성군사종합대 재학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왔다고 한다.

김 위원장을 포함해 27명이 참석한 이 날 회의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국가적 대책과 국가 예산, 간부 문제 등을 최고인민회의 안건으로 정했다. 특히 북한은 “조성된 대내외 환경으로부터 출발하여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지난해 말 개최) 결정 관철을 위한 사업에서 일부 정책적 과업들을 조정·변경할 데 대한 대책적 문제들을 연구 토의했다”고 밝혀 코로나19로 인해 ‘정면 돌파전’ 등의 계획에 일부 차질이 발생한 사실을 인정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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