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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한 겨울철 실내, 알레르기 질환 키운다

중앙일보

입력

겨울철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천식 등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알레르기란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 등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체질을 타고나서 생기는 질환. 대개 기관지확장제나 소염제.항히스타민제 등 약물요법으로 그때그때 증상을 억누르는 것으로 만족하고 만다.

그러나 약물요법 외에 몇가지 생활수칙만 충실하게 지켜도 증상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최근 대한천식 및 알레르기학회와 대한소아알레르기 및 호흡기학회가 발표한 알레르기 극복을 위한 생활수칙들을 소개한다.

가장 신경을 써야할 공략대상은 집먼지진드기. 집먼지진드기는 알레르기의 최대 원인물질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먼지가 있는 한 완전한 제거는 불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양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증상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양탄자와 천으로 싼 가구, 봉제완구는 먼지 생산공장이므로 과감히 없앤다.
침실매트리스와 베개는 시판 중인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특수커버로 씌우는 것이 좋다.

세탁요령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국립의료원 소아과 손진아과장은 "침실 면직물은 1주일에 한번, 담요는 1달에 한번, 베개는 2달에 한번 꼴로 55도 가량의 뜨거운 물에 세탁해야 한다" 고 충고했다.

진공청소기를 사용할 땐 마스크를 써야하며 물걸레질은 깨끗하게 삶은 걸레를 사용한다.
시중에서 각광받고 있는 HEPA공기정화기와 진드기살충제의 효과는 아직 명확하지 않으므로 과신은 금물.
습도와 기온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집먼지진드기는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 겨울이지만 실내난방을 줄여 15도 정도로 서늘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습도도 낮춰야한다.

손과장은 "집먼지진드기는 습도를 좋아하므로 실내습도를 50% 이하로 유지해야한다" 고 말했다.
50%는 겨울철 외부공기와 비슷한 수준. 따라서 가습기를 가동하는 것은 좋지 않다.
감기 등 다른 호흡기질환으로 습도가 필요한 경우엔 가습기 대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요령이다.

아기를 낳은 부모가 각별히 알아둬야할 것도 있다.
알레르기 체질은 출생 후 3~6개월 사이에 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 시기 아기들이 실내에서 집먼지진드기나 동물의 털, 꽃가루 등에 오래 접촉하게 되면 나이들어 천식.비염.아토피성 피부염 등 알레르기 질환에 걸리게 된다.

따라서 아기를 낳은지 얼마 되지않은 부모들은 이 시기에 먼지를 제거하고 환기에 힘써 실내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담배연기 역시 직접적인 알레르기 유발물질은 아니지만 기관지를 과민하게 만들어 알레르기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부모는 당연히 금연해야 한다.

애완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이 시기엔 애완동물과 아기를 격리시키는 것이 좋다.
동물의 털에서 떨어져나온 단백질 입자가 알레르기 체질을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고양이가 가장 좋지 않은 동물이므로 피해야 한다.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아기에겐 모유를 먹이는 것이 좋다.
사람의 젖이므로 소의 젖에서 만들어낸 분유나 우유보다 알레르기를 일으킬 확률이 낮다.

서울대병원 내과 조상헌교수는 "최소한 출생 후 4~6개월까진 모유를 먹이는 것이 좋다" 고 권유했다.
계란.우유.땅콩 등 알레르기 유발식품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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