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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21조 푸르덴셜생명 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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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뉴스1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뉴스1

KB금융지주가 20조원을 상회하는 규모의 국내 알짜 생명보험사 푸르덴셜생명보험을 품었다. 인수금액은 약 2조3000억원이다.

KB금융 이사회는 10일 오전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 체결 및 자회사 편입승인 안건'을 결의하고 푸르덴셜생명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통상 이런 인수전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및 최종 실사 등의 과정을 거쳐 마지막에 SPA를 체결한다. 하지만 KB금융과 푸르덴셜생명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 측은 이번에 곧장 SPA를 체결해 거래 시기를 앞당겼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지불하기로 한 금액은 2조3400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기초 매매대금(2조2650억원)에다 거래 종결일까지의 지분가치 상승분만큼의 이자(750억원) 등을 더한 액수다. 여기서 거래종결일까지의 회사 밖 유출금액 등을 제외한 최종 금액은 이보다 소폭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2조3000억에 인수…국내 리딩뱅크 탈환하나

지난달 19일 본입찰을 시작으로 본격화된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엔 KB금융뿐 아니라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PEF)도 참여했다. 이 중엔 KB금융보다 1000억원가량 더 높은 인수가를 제시한 곳도 있었다. 하지만 KB금융이 경쟁 PEF와 달리 푸르덴셜생명 인수 후에도 안정적인 경영 및 고용 등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인정받은 덕에 경쟁자들을 제칠 수 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21조790억원 규모의 국내 중위권 생명보험사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08억원을 기록했다. 생명보험업계 최고의 지급여력비율(RBC 425%), 안정적 이익 창출력, 업계 최고수준의 우수설계사 등을 바탕으로 국내 손꼽히는 알짜 생명보험사로 평가받는다.

KB금융은 이번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국내 리딩뱅크 탈환에 한 발 더 가까워질 예정이다. KB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518조5000억원으로, 국내 1위 금융그룹인 신한금융지주(552조4000억원)에 약 34조원 모자란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이 격차는 10조원 내외로 좁혀질 전망이다. 아울러 비은행 부문의 자산 및 수익 비중을 늘리는 효과도 볼 수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2014년 KB캐피탈(전 우리파이낸셜), 2015년 KB손해보험(전 LIG손해보험), 2016년 KB증권(전 현대증권) 인수 등 대형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KB금융은 이번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은행 및 비은행을 아우르는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됐다"며 "이런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그룹 자산관리(WM)채널 중심의 시너지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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