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취소로 갈곳 잃은 러시아산 대게…마트에 35% 싸게 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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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 대게. 사진 이마트

러시아산 대게. 사진 이마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여파로 주요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갈 곳을 잃은 러시아산 대게 물량이 싼 가격에 대형마트에 풀린다.
이마트는 오는 12일까지 러시아산 산 대게(1.2kg 내외)를 100g당 3800원에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 한 마리 가격으로 환산하면 4만 5600원 내외로 이전 판매 가격과 비교했을 때 약 35% 저렴하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위해 약 2만 5000마리, 30t의 대게를 확보했다. 지난해 이마트 대게 판매량이 25t 내외인 것을 고려하면 1년 치 판매량을 훌쩍 뛰어넘는 물량이다.

이마트는 많은 소비자의 구매가 예상됨에 따라 일시적인 품절에 대비해 ‘품절 제로 보장’도 진행한다. 행사 기간 품절로 대게를 구매하지 못하면 계산대에서 품절 제로 쿠폰을 발급받아 10일 안에 재방문하면 행사가격 그대로 대게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달 4일 경북 포항 죽도시장 대게·회거리가 찾는 손님이 적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달 4일 경북 포항 죽도시장 대게·회거리가 찾는 손님이 적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마트가 대량의 대게를 확보할 수 있던 이유는 코로나 19 여파로 대게 축제가 줄줄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구제역 발생 당시 울진 대게 축제가 취소되긴 했지만, 동해안 3곳의 대게 축제(울진ㆍ영덕ㆍ구룡포)가 모두 취소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대게 수입 업자들이 코로나 19 이전 미리 계약한 러시아산 대게가 축제 취소로 팔 곳이 사라지면서 시중 대형마트로 싼 가격에 풀린 것이다.

실제로 축제 취소 이후 대게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노량진 수산시장 주간 수산물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23~28일 대게 1kg 평균 경락 시세는 2만 58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 9600원)에 비해 13%가량 낮아졌다.

지난 2월 17일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수협위판장에서 어선들이 잡아 온 제철 대게의 경매 준비작업이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다.<br>  위판장 관계자는 "킹크랩 등 수입산 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중국으로 들어가던 물량이 국내로 쏟아지며 가격이 10% 이상 하락했지만. 동해안 대게는 어획량이 많지 않아 가격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17일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수협위판장에서 어선들이 잡아 온 제철 대게의 경매 준비작업이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다.<br> 위판장 관계자는 "킹크랩 등 수입산 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중국으로 들어가던 물량이 국내로 쏟아지며 가격이 10% 이상 하락했지만. 동해안 대게는 어획량이 많지 않아 가격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상민 이마트 갑각류 바이어는 “코로나 19로 소비가 줄어든 대게를 긴급 공수해 1년 치 판매량을 훌쩍 넘는 물량을 확보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고객이 제철 활 대게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한편 이마트는 대게와 같이 먹었을 때 어울리는 스페인산 스파클링 와인 페데리코 카바 패키지를 25% 할인한 1만 4800원에 판매한다. 여기에 대게 라면도 준비한다. 활 대게와 라면(농심 안성탕면, 오뚜기 진짬뽕)을 동시 구매하면 라면을 10% 할인 판매한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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