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우려에 5·18 기념식 전야제 22년만에 취소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 전야제가 취소됐다. 이 행사가 취소되기는 22년 만에 처음이다. 행사위원회는 전야제뿐만 아니라 다수의 시민이 몰릴 수 있는 주요 행사도 취소 또는 축소하기로 했다.

제39주기 5·18 기념식을 하루 앞둔 지난해 5월 17일 광주시민들이 옛 전남도청 앞에서 전야제 행사인 ‘민주평화대행진’을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제39주기 5·18 기념식을 하루 앞둔 지난해 5월 17일 광주시민들이 옛 전남도청 앞에서 전야제 행사인 ‘민주평화대행진’을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제40주년 5·18 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5·18 행사위)는 7일 5·18 기념재단 등을 비롯한 5·18 단체장과 행사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시민이 몰릴 수 있는 행사는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취소되는 주요 행사는 ▶5·18 전야제 ▶국민대회(대동의 오월) ▶청년마당 ▶민주기사의 날 등이다.

5·18 행사위 등 시민 몰릴 행사 취소·축소키로 #전야제 대신 온라인 토론회 등 대안 마련키로

 5·18 전야제는 1988년 5월 17일 광주광역시 구동 실내체육관에서 처음 개최된 뒤 매년 5월 17일에 열려 왔다. 광주 시민이 계엄군에 저항했던 곳인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행진, 체험부스, 재연 행사 등이 열렸다. 매년 5월 18일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열리는 공식 기념식보다 행사 구성이 다채로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야제는 5·18 공식 기념식과 달리 남녀노소 누구나 참석 가능했다. 이 때문에 많은 정치인이 몰렸다. 2018년 5·18 전야제에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당시 민주평화당·바른미래당, 정의당 소속 의원이 대거 참석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해 5월 17일 오후 시민들이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5.18 희생자 유족들과 시민들이 39주년 전야제에 참석하기 위해 5·18민주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스1]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해 5월 17일 오후 시민들이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5.18 희생자 유족들과 시민들이 39주년 전야제에 참석하기 위해 5·18민주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스1]

 5·18 행사위는 올해 전야제를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의 민중항쟁을 서사 구조로 표현하려 했다. 5·18 항쟁 당시 궐기대회 형태로 5·18 진상규명과 적폐 청산, 사회 양극화, 소수자 옹호 등에 관련된 행사도 예정됐다.

 5·18 행사위는 오는 5월 18일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1만개의 북을 동원한 공연 행사 등도 취소한다. 또 다수의 시민이 모일 수 있는 추모제와 부활 문화제 등 문화·예술행사는 축소해 개최한다.

 5·18 행사위는 주요 행사가 취소되더라도 온라인 토론회 등을 통해 5·18 정신을 계승하고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5·18 행사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이 모이는 행사는 취소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전야제가 아니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5·18을 기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